매일신문

"덕천마실 이야기도 역사가 되네"…'이야기가 있는 밤'

칠곡군 지천면 영오리서 행사

칠곡군 지천면 영오리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마을 사람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간직한 사진들을 함께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인문사회연구소 제공
칠곡군 지천면 영오리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마을 사람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간직한 사진들을 함께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인문사회연구소 제공

'시골마을의 생활과 전통, 역사가 추억과 함께 되살아나다.'

경북 칠곡군 지천면 영오리 마을회관은 최근 금요일 밤마다 시끌시끌하다. 지난달 30일 시작된 마을 인문학 행사 '이야기가 있는 밤'에 마을주민 40여 명이 참석해 마을의 생활사와 풍속, 역사를 담은 사진들을 함께 보며 추억을 회상하고 이야기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우리 가락으로 흥도 돋운다.

이 행사는 시골마을의 특색 있는 자원과 추억을 마을 어른들과 공유하면서 마을 전통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사)인문사회연구소(소장 신동호)가 기획하고 주관했다.

'이야기가 있는 밤'은 영오리 먹골마을과 덕천마을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 오후 7시 첫 회를 시작으로 7일과 14일 두 번 더 개최될 예정이다. 인문사회연구소는 앞으로 이 같은 행사를 경북 전역으로 확산해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첫 행사에서는 가야금 가락에 이끌려 마을회관으로 들어선 영오리 주민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주민들 각자가 겪었던 특별하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이야기들을 펼쳐내는 시간을 가졌다. 주민들은 마을에서의 여러 사건과 추억담을 이야기하면서 현재 일상과 함께하고 있는 마을자원의 잊고 있던 옛 모습을 다시 상기해 마을자원의 가치를 재조명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예전 봄날 여성들이 하루 동안 즐겼던 희추(야유회) 사진과 결혼식 사진이었다. 빛바랜 사진들 속에서 찾아낸 자신들의 예전 모습으로 마을회관은 한 바탕씩 웃음바다가 됐다.

7일과 14일에는 각각 덕천마을의 정신조 할아버지와 먹골마을의 류재중(안오댁) 할머니의 생애 이야기를 듣는다. 이들의 생애를 들은 뒤 다른 주민들도 각자의 살아온 나날들을 이야기하면서 그 이야기들 속에 녹아있는 마을의 일상을 재발견해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먹골마을은 달성 배씨의 집성촌이고, 덕천마을은 동래 정씨의 집성촌으로 각각 다른 마을이지만 영오리라는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묶여 있다. 이 두 마을은 미륵불상, 천왕제, 노동요 등 토속적인 문화자원을 간직하고 있고, 주민들은 마을의 문화자원을 현대적으로 전승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고 인문사회연구소는 밝혔다.

(사)인문사회연구소 신동호 소장은 "주민들이 마을에서의 여러 사건과 추억담을 이야기하면서 함께 공유한 추억들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일상에 쫓겨 잊고 있던 옛 모습을 다시 상기해 마을자원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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