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新 동의보감] 환절기 기침

"배·귤껍질·오미자·살구씨 달여 먹으면 도움"

환절기만 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감기로 고생을 하게 된다. 환절기에 감기를 앓고 난 후 마지막까지 고생하게 되는 증상이 기침이다. 몸살, 발열, 콧물 등 증상이 사라져도 계속되는 기침으로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아의 경우 기침이 그치지 않으면 지켜보는 엄마 마음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소아의 기침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한방에서는 3가지로 구분한다. 초기에 오한, 발열, 콧물, 재채기, 기침 등이 동시에 나타나게 되는 경우이다. 이때는 기침이 주 증상이라기보다는 흔히 말하는 종합감기가 되는 셈이다. 표증이라고 하여 찬 기운에 몸이 노출되면서 내 몸의 기운과 병의 기운이 한바탕 전쟁(?)을 벌인다. 발열과 근육통은 물론 호흡기도 풍한열(風寒熱)의 증상을 동반한다. 이때 흔히 '땀을 낸다'는 치료법을 쓴다. 대개 제반 증상들은 2, 3일 내로 사라지고 건강을 회복하게 된다. 대체로 건강한 아이들은 이러한 기침 및 감기 증상이 오더라도 병을 쉽게 이겨내게 된다.

두 번째로 음식과 관련된 기침 증상이다. 한의학에서는 '식적수'(食積嗽) 라고 하는데 폐와 위 기능의 부조화 상태에서 발생하게 된다. 평상시 과식하거나 불규칙한 식사를 하면 위장 기능에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이로 인해 생긴 위열(胃熱)이 폐의 기능에 영향을 미쳐 폐열이 생기면서 기침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식적수는 주로 새벽이나 아침에 기침을 집중적으로 많이 한다. 갑자기 음식을 많이 먹으려고 하고 입술이 지나치게 붉으며 입냄새가 난다. 또한 기침을 할 때 구토를 동반한다. 식적수가 심해지면 천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셋째는 몸이 허약해져 나타나는 음허수(陰虛嗽)이다. 아이들은 양기(陽氣)는 남아돌고 음기(陰氣)는 늘 부족한 생리상태이다. 그래서 몸이 허약하거나 병 후에 음기가 약해지기 쉽다. 음기가 부족해지면서 폐와 신(腎)의 진액이 마르면서 기침이 나게 된다. 감기가 오래되었거나, 초기 감기증상 없이 기침이 오래가는 경우, 야간에 기침이 심한 경우, 피로감이 심하면서 기침하는 경우 등에 음허수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비염, 천식 등의 치료 후 기능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기침이 떨어지지 않고 콜록거리면서 가래 기침을 연발하거나 밤에 기침을 많이 하면 음허수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동의보감에는 배, 호두, 귤껍질, 오미자, 살구씨 등을 달여 먹으면 기침에 도움이 된다고 나와 있다. 오미자는 뜨거운 기운을 동반할 때, 살구씨는 몸이 차서 기침이 나는 경우에 좋다. 배는 꿀을 섞으면 좋고, 귤껍질은 기운이 치솟는 증상에 효능이 있다. 가벼운 기침에는 찬 음식에 주의하고, 찬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면서 기침에 좋은 약재를 차처럼 달여 마시면 도움이 된다. 기침이 5일 이상 지속되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편세현 총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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