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동부 지역의 베네토(Veneto)주는 동쪽으로 슬로베니아와 아드리아해가 인접해 있고, 이탈리아 최대의 빙하호로 알프스 산기슭에 위치한 '가르다 호수'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돌로미티께(백운암) 산맥'과 같이 아름답고 풍요로운 자연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대표 도시는 '물의 도시'로 불리며 대운하를 따라 곤돌라가 늘어선 풍경이 우리에게 친숙한 베네치아(Venezia). 177개의 운하와 118개의 섬, 400여 개의 다리로 이뤄진 베네치아를 혹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낭만의 도시'라고 일컫는다.
베네치아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 국제 영화제'(Venice film festival)가 매년 전 세계의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베네치아는 국제적인 관광도시이다 보니 이탈리아의 다른 지역에 비해 음식의 향토색이 강하지는 않다. 더군다나 관광객이 많은 중심거리에서는 전통음식을 맛보기가 힘들기 때문에 진정한 미식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먼저 베네치아의 대표 음식을 잘 공부한 뒤 현지인들이 주로 가는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길 권한다.
베네치아에는 레스토랑 한 부분을 생선가게처럼 꾸며 신선한 생선을 전시해 놓고 손님에게 고르게 하여 취향에 따라 요리해 주는 곳이 많다. 바다와 근접해 있는 만큼 베네치아의 대표 음식은 전체요리부터 파스타와 메인 요리까지 다양한 해산물 요리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해산물 모듬 전체요리'(antipasto misto di mare)는 베네치아식의 담백한 맛으로 여러 해산물을 맛볼 수가 있는데, 굴'조개'가리비'오징어'문어'새우 등의 해산물을 날 것, 혹은 양념에 숙성시키거나 살짝 익혀 양질의 올리브유와 레몬을 첨가하여 먹는다. 게살을 발라 갖은 향신료로 만든 양념에 비벼 냉채처럼 먹는 '게살 샐러드'(insalata di granchio)도 빵에 곁들여 즐기곤 한다.
파스타 요리로는 각종 해산물 스파게티(spaghetti allo scoglio)와 조개 스파게티(spaghetti alle vongole)가 있다. 이탈리아 남부지방에는 토마토를 같이 넣어 조리하는 반면 베네치아에서는 올리브 오일로만 깔끔하게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새까만 오징어 먹물소스의 스파게티(spaghetti con nero di seppia)는 베네치아에서 반드시 먹어야 할 별미 음식으로 손꼽힌다.
메인 요리로는 각종 생선을 통째로 각종 허브와 레몬, 올리브유를 첨가해 오븐에 굽거나 쪄서 담백하게 즐긴다. 먹물 소스를 곁들인 '오징어 통 찜'도 인기가 많다. 하지만 물가가 비싼 베네치아에서 이런 해산물 요리들을 레스토랑에서 느긋하게 즐기기에 시간과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 이럴 땐 생선튀김(fritto di pesce)을 파는 가게로 가봐도 좋다. 새우나 오징어, 정어리 등을 튀겨 고깔 모양의 누런 종이에 담아 주는데 튀김옷이 두껍지 않아 깔끔한 맛이 두드러진다.
'바칼라'(baccala)라는 소금에 절인 대구 요리는 양파와 화이트 와인으로 맛을 낸 생선조림으로, 옥수수가루 크림이나 이를 굳혀 묵처럼 만든 '폴렌따'(polenta)를 곁들여 먹는다. 이 요리는 한국 사람의 입맛에도 잘 맞는, 오랜 역사를 가진 베네치아의 전통음식이다.
식사 후에 달콤한 디저트를 맛보기 원한다면 베네토주의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사과파이'(torta di mele)와 아몬드크림을 곁들인 '타르트'(crostata di mandorle)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베네토주는 이탈리아의 피에몬테(Piemonte), 토스카나(Toscana)주와 함께 양질의 와인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이자 아레나(Arena) 야외 오페라 극장으로 유명한 베로나(Verona)에서는 해산물 요리에 곁들이면 좋은 화이트 와인인 소아베(Soave)를 생산한다. 특히 이탈리아 4대 와인 중 하나인 아마로네(Amarone)는 말린 포도로 만들어 깊은 맛과 향을 가지고 있어 요즘과 같은 가을밤에 잘 어울리는 이탈리아 대표 명품 와인이다.빠빠베로 오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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