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먹거리가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따로국밥 등 대구 10미(味)와 구석구석에 드러나지 않은 맛집이 의외로 많다. 최근엔 구별로 대표 맛집 선정 등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특히 대구 서구는 달성공원 옆 인동촌 아나고 골목, 중리동 곱창마을, 반고개 무침회 골목, 서대구로 솟대거리 등 네 곳을 음식테마 특화거리로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서대구로 솟대거리를 찾아봤다.
◆어떻게 형성됐나=솟대는 예부터 경사가 있을 때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세우는 긴 나무 장대이다. 솟대 끝에는 나무새가 달려 있다. 원래 삼한시대에 신을 모시던 장소인 소도에 세우던 입목(立木)에서 유래한 솟대는 신성한 의미, 축하의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서대구로의 식당 앞에는 3m 길이의 소나무 장대에 오리'기러기 등 물새 모양의 옹이를 깎은 조형물을 얹은 형태의 솟대가 설치돼 있다. 물새의 모양 또한 다양하다. 부리를 크게 벌린 모습, 황금알을 낳는 모습, 지푸라기를 물어오는 모습, 둥지를 튼 모습 등 해학적인 새의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멋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또한 솟대는 소망을 상징한다. 이곳에 솟대를 설치한 장승조각가 김수호 씨는 "옛 사람들은 솟대 앞에서 간절히 빈 기도가 하늘 높이 전해지길 바랐다"며 "이곳에서 솟대를 구경하는 사람들의 소망 또한 물새들이 하늘에 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구청은 서대구로에 솟대거리를 조성해 지난날 맛으로 유명했던 서구의 영광을 되살리고 있다. 그동안 서구는 대구에서 비교적 개발의 혜택을 적게 받은 지역으로, 때로는 낙후된 이미지로 인식돼 왔던 게 사실이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솟대거리를 통해 털어내고 차별화된 서비스와 친절로 손님이 찾아오는 거리로 만들어가고 있다. 솟대거리를 만든 서구청 강석중 위생과장은 "서대구로 솟대거리를 특화된 다양한 먹거리와 향토적 감성을 자극하는 볼거리도 제공하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메뉴 자랑=두류네거리에서 신평리네거리까지 길이 1.4㎞에 이르는 도로 양쪽으로 60여 개의 음식점이 즐비하다. 이곳에서는 한정식, 해물탕, 고깃집 등 서로 다른 업종이 손님을 맞고 있다. 단일 업종이 밀집된 골목이 아니라 다양한 메뉴를 갖춘 식당들이 밀집해 있다.
특히 27개 음식점 앞에 212개의 솟대가 세워져 일명 '솟대거리'로 불리고 있다. 하늘로 향한 솟대는 서대구로의 발전적인 희망과 소통을 상징하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구청과 상가 번영회가 혼연일체가 되어 명물거리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서구청은 지역민들에게 익숙한 맛집으로서 평가받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지역을 찾는 외지인들에도 호평을 받기 위해 서비스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
우선 맛집에 대한 맞춤형 조리교육과 대구의 취약점으로 알려진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미소친절 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금융기관 등에서 도입하는 암행감사 격인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해 음식 수준이나 청결 상태를 불시에 점검해 식당의 질을 높이고 점포 현황'업종'점포 콘셉트 등 경영 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강석중 위생과장은 "조리교육, 친절교육, 경영 컨설팅을 실시해 영업주의 역량을 높이고 있다"며 "앞으로 솟대 조명설치, 화단 채색, 까치집 설치 등 자연친화적 거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번영회 김인식 회장'정영희 총무
"서대구로 솟대거리 식당으로 손님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치고 있습니다."
서대구로 솟대거리 번영회 김인식(55'사진 왼쪽) 회장은 회원 간 단합을 강조한다. 60여 명의 회원은 매달 25일이면 어김없이 한자리에 모여 번영회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벌써 2년째다. 매달 회의마다 주제를 정해 서로 토의하고 의견을 나눈다. 이들의 주된 목표는 고객감동 마인드 배양과 친절서비스 혁신이다. 찾아오는 손님에게 음식으로 진한 감동을 주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친절로 맞이한다는 것. '듣는 사람 입장에서 미리 생각해보고 말하라' 등 고객감동 대화 10계명을 실천하며 '마음의 문을 여는 인사' 등 친절을 최우선으로 한다.
회원 간 화합도 도모하고 있다. 정영희(49) 총무는 "매달 한 차례 정기모임을 통해 친목 도모는 물론 다양한 정보도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연시에는 홀몸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돕기 봉사활동도 펼치고 회원 길'흉사 때 찾아보는 등 인정이 흐르는 번영회가 되고 있다.
김 회장은 "먹거리 하면 대구 들안길을 떠올리듯, 서대구로 솟대거리를 명물거리로 만들기 위해 전 회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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