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찰에 구속된 B(47) 씨는 대구 달서구 와룡시장 일대에서 '술 취한 타잔'으로 불릴 정도로 악명이 높았다. 술에 취하면 난동을 부리거나 음식값을 떼먹고 택시를 탄 뒤 요금을 내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B씨가 음주소란이나 불안감 조성, 무임승차, 무전취식 등으로 입건된 경우만 21건에 이르렀고, 경찰에게 붙잡혀와서도 지구대 사무실 집기를 부수는 등 공용물품을 파손한 사례도 10회나 됐다. 지난달 29일에는 P(55'여) 씨가 운영하는 식당에 들어가 시비를 벌이다 "죽여버리겠다"며 40여 분간이나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B씨는 대응할 힘이 없는 노점상이나 여성 혼자 운영하는 식당, 호프집 등을 노리고 행패를 부렸다. 경찰은 B씨에게 피해를 입은 업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진술하도록 설득한 끝에 B씨에게 쇠고랑을 채웠다.
대구 경찰이 술에 취해 상습적으로 시민들을 폭행하거나 기물을 부수는 주취폭력범(일명 주폭)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4월부터 경찰이 검거한 주폭은 모두 38명으로, 이 중 33명을 구속했다. 예전 같으면 불구속 사건으로 마무리했지만 올 들어 경찰은 주폭에 대해 강력처벌로 방침을 바꿨다.
북구 대현동 식당 업주들 사이에서 '공공의 적'으로 꼽히던 K(43) 씨도 지난달 22일 경찰에 붙잡혔다. K씨는 만취한 상태에서 식당에 들어가 "돈을 안 주면 소란을 피워 손님을 내쫓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냈다. K씨가 한 달간 10차례에 걸쳐 뜯어낸 돈만 120만원이나 됐다. 경찰에 신고를 하면 다시 찾아가 식당 유리창을 깨거나 자녀들을 협박하는 통에 업주들도 맞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대구성서경찰서 엄홍수 총괄팀장은 "주취 폭력범은 단순히 사건 자체뿐만 아니라 용의자의 전력과 인생, 가족 관계, 주변 인물들까지 모두 조사해야 하고, 구속 요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다른 강력 사건보다 시간과 품이 몇 배나 든다. 피해자의 신고와 진술이 수사에 필수"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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