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뮤지컬 축제 '우울한 페스티벌'

지난해 문화부 평가 C등급…집행위원장 거취도 결정 못해

대구 대표 축제의 하나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C등급을 받는 등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DIMF를 실질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사)대구뮤지컬페스티벌 집행위원장 거취 문제가 두 달 가까이 결정조차 안 되는 파행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문화부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제4회 DIMF가 총점 82.5점을 받아 C등급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대구의 또 다른 축제인 대구오페라축제가 총점 91점으로 A등급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며 전국 문화행사 중에서도 성적이 저조한 편이다. 문화부 공연전통예술과 황현동 주무관은 "심사위원 평가에서 DIMF가 중장기 비전이나 전략이 미흡하고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뮤지컬 이해 및 프로그램이 부족했으며 생산자 중심의 축제라는 평가를 받아 점수가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평가는 문화부의 예산 지원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지만 향후 예산 집행 및 축제 운영에 있어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12월 중국 동관시에서 (사)대구뮤지컬페스티벌의 창작뮤지컬 '투란도트' 공연이 예정돼 있고 내년 축제 운영 방침 및 계획을 짜야 하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게다가 DIMF와 경쟁 구도를 띨 수도 있는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이 내년 8월 열릴 예정이어서, 대외적으로도 긴박한 상황.

이런 가운데 DIMF 배성혁 집행위원장이 사퇴를 표명한 지 2개월 가까이 지났는데도 아직 이사회는 사퇴 수리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하는 대구시 역시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8월 17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DIMF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고 이제는 후임자에 의해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며 전격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달 6일 이사회에서 아무런 결론이 도출되지 못한 데 이어 사퇴 표명 이후 두 달이 지나도록 대구시 역시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배 집행위원장 사퇴를 놓고 대구시와 이사회에서 각각 심각한 내홍이 빚어지고 있다는 등의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아직 집행위원장 거취 문제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못 내고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중 문제를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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