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EU FTA 100일… 수출 다변화·수입은 투자설비 급증

섬유·자동차·기계 효과 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7일 시험용방사연구장비를 영국의 한 회사로부터 10억원에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7월 발효된 한-EU FTA에 따라 8%의 관세가 없어지면서 8천만원을 절약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봤다. 섬개연 관계자는 "FTA 덕분에 예산 절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 일반 업체들도 장비를 구입할 경우 관세 혜택을 받는 등 다양한 투자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7월 1일 발효된 한-EU FTA가 8일 발효 100일을 맞이한다. FTA 이후 대구 지역은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 속에도 교역 규모가 늘어나는 등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7일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FTA가 발효된 뒤 대구 지역의 최근 2개월간(7~8월) EU와의 교역량은 수출은 감소한 반면 수입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섬유와 자동차 부품'기계 등 지역 주요 산업은 교역 대상국이 늘어나는 한편 수출도 증가했으며 관세 철폐 등을 통한 수입 혜택 효과도 누리고 있다.

7월 대구지역의 EU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8.1% 감소한 7천855만8천달러를 기록한 반면 8월 수출은 7천181만5천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5.1% 증가했다.

수출에 비해 수입은 FTA 발효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올 7월과 8월 대구지역의 대 EU 수출은 각각 4천633만달러, 4천402만2천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73.8%, 48.7%씩 증가했다.

지역 일선 기업도 FTA 효과에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에서 사무용 가구를 수출하는 B사는 "FTA 발효 이후 수출금액은 늘어나지 않았지만 거래바이어가 당초 스페인 2곳에서 지금은 체코, 헝가리, 네덜란드 등 10여 곳으로 늘어났다"며 "수출국의 다변화로 성과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산업용 특수장갑을 수출하는 H사 대표 역시 "FTA가 발효 직후 곧바로 수출이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중장기적으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품목별 수출입 비중을 살펴보면 수출의 경우 철강금속과 섬유류, 화학공업제품이 증가한 반면 기계류, 전자전기제품은 감소했다. 수입은 기계류, 전자전기제품, 섬유류, 플라스틱 제품이 늘었으며 화학공업제품과 철강금속제품은 줄어들었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기계류와 전자전기, 철강, 섬유 등 지역 주요산업이 여전히 높은 교역비중을 보이고 있고 섬유류 제품의 수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향후 유럽 재정위기가 가라앉으면 FTA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한-미 FTA까지 발효되면 지역 산업의 수출 효과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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