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추락, 대홍수와 산사태,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총기 난사와 테러, 토네이도와 허리케인 그리고 이름만으로도 혐오스러운 갖가지 새로운 바이러스와 질병들. 세상은 그야말로 발 닿는 곳마다 목숨을 위협하는 지뢰밭이며 소름끼치도록 끔찍한 생지옥이다. 그러나 그 모든 위험은 정말로 위험할까. 핵발전소보다 매일 마시는 술로 인해 죽을 확률이 높으며, 비행기에서 테러를 당할 경우의 수보다 비행기를 타러 가는 차 안에서 교통사고로 다칠 공산이 더 크다면 어떨까. 이 책은 '위험이 구체적인 모습을 띠지 않고 어렴풋하게 다가오는 그 순간, 우리의 불안은 의지계수를 넘어서 상상을 초월하는 방향으로 증폭한다'는 점에 착안해 그동안 우리가 불안과 공포를 느꼈던 모든 '문제적 상황'에 대해 역사적 사건과 심리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유쾌하면서도 흥미롭게 파헤친다.
지은이는 '인간의 불안과 공포, 두려움을 자아내는 물리적, 심리적 요인'에 숨겨진 다소 개인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정보가 담긴 에세이를 담았다. 책에서 그동안 우리를 공포와 불안으로 몰아넣었던 일상의 위험요소, 예를 들면 술, 흡연, 콜레스테롤, 식품첨가제나 고독, 스트레스, 가난, 실수 등 인간의 심리적 폐해, 지진이나 화산폭발, 폭염과 눈사태 같은 천재지변, 거미나 뱀, 살모넬라와 진드기 같은 인간 이외의 유기체들, 그리고 전쟁과 범죄, 테러리즘 같은 인간의 불편한 활동 등에 내재돼 있는 위험의 본모습과 진면목을 파헤친다. 이를 통해 정확한 근거도 없이 마냥 우리를 두렵게 만든 것,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에 대해 때로는 신랄하게, 때로는 객관적으로 조망한다. 296쪽, 1만3천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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