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청소년 언어 습관 사회가 함께 고치자

요즘 아이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말 자체가 욕설이다. 욕과 비속어가 들어가지 않으면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다. 청소년 언어문화 개선을 목적으로 교육부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보면 11초마다 욕을 쓰는 사례도 있다. 이런 나쁜 언어 습관은 비단 일부 학생에게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많은 중'고교생들이 일상 대화에서 욕설'비속어를 쓰고 심지어 초등학생들에게도 보편화되어 있다.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언어 사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73.4%가 매일 욕설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습관적으로 욕설을 쓰는 비율도 13%에 이른다. 욕설을 하는 이유 또한 기가 찰 정도다. 주위에 욕설을 쓰지 않는 사람이 드물어 자연스레 욕설을 한다는 것이다. 욕설이 마치 유행처럼 여겨지고 또래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욕설을 하게 되면서 서로 친근감이 생기는 구조다. 성적과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이 욕설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려는 심리도 크다. 욕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고칠 생각이 없다는 아이들 반응은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이런 욕설 문화의 만연은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이다.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쓰는 말이 이처럼 비정상이 된 데는 학부모와 학교, 사회의 책임이 크다. 교육부가 뒤늦게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처벌 위주여서 효과가 미지수다. 욕을 많이 하는 학생의 경우 생활기록부에 남겨 상급학교 진학 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무조건 벌을 준다고 욕을 덜 하게 될지는 의문이다.

좋은 언어문화는 나쁜 습관이 들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다. 욕설과 비속어의 정확한 의미를 먼저 일깨워주어야 한다. 욕설과 비속어의 사용이 자신의 격을 떨어뜨리는 일임을 계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도 고쳐지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주는 것이 맞다. 아이들만 나무랄 게 아니라 나쁜 언어 습관을 스스로 고쳐 나가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비뚤어진 언어 습관과 문화가 좀체 고쳐지지 않는 것은 비이상적인 사회적'심리적 환경이 배경에 있기 때문이다. 집이나 학교, 사회로부터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되면 그 불만이 욕설이나 비속어로 발전하게 마련이다. 욕설과 비속어로 인해 아이들 심성이 더욱 비뚤어지거나 아름다운 우리말이 혼탁해지지 않도록 사회적 각성과 계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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