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국경절 특수, 대구는 구경만 했다

"국경절 특수는 없었다."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을 맞아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행이 이어졌지만 중국발 훈풍은 대구까지 전해지지 않았다.

서울과 제주도, 부산의 호텔은 중국인들 덕분에 객실이 동나고 쇼핑점은 밀려드는 중국 관광객으로 넘쳤지만 대구 도심은 '중국 특수'를 찾아 보기 힘든 탓이다.

국경절 연휴 기간인 1~7일 사이에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7만여 명. 이 기간 국내 숙박업소, 쇼핑몰 등에서 중국인들이 쓰고 간 돈도 최소 1천억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몰린 곳은 서울과 제주도.

제주도에는 평소보다 3배 많은 2만5천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았고, 서울의 경우 숙박시설이 부족해 일부 중국인들은 경기도에 숙소를 구해 원정쇼핑을 할 정도로 관광객이 몰렸다.

같은 기간 대구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천200여 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늘었지만 전체 중국 관광객 중 1.7% 정도로 미미한 수준에 그쳐 숙박이나 유통업계에서는 국경절 특수를 체감하지 못했다.

지역 백화점의 경우 국경절 연휴 동안 중국인 면세(Tax Free) 신청 건수가 백화점별로 1, 2건 수준에 그쳤다. 단체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고 찾는 동성로 상점들도 사정은 같았다. 한 상인은 "뉴스에서 국경절 특수라면서 서울 명동을 비춰주는데 딴나라 얘기로 들린다"며 "쇼핑을 하더라도 서울이나 부산을 가지 대구에 오겠냐"고 말했다.

대구가 외면받는 것은 서울, 제주 그리고 부산에 비해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요인이 없는 탓으로 분석된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깝고 쇼핑인프라가 갖춰진 서울, 무비자로 입도할 수 있고 관광자원이 풍부한 제주도, 신세계센텀시티 등 대형쇼핑점이 있는 부산에 비해 대구가 내세울 만한 요소가 없다는 것.

여행업계 관계자는"내륙도시가 많은 중국의 경우 바다가 있는 부산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며 "게다가 면세점과 대형 백화점 등 쇼핑하기 좋다는 이미지 때문에 대구와 부산을 함께 방문하는 상품의 경우에도 쇼핑은 대부분 부산에 이뤄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대구가 포함된 여행상품은 가격이 비싸지는 것도 문제다.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판매하는 대구 여행상품은 서울이나 제주도 상품에 대구를 경유지를 넣어 기획한 것이 대부분인데 지리적 특성상 교통비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국경절을 겨냥해 대구가 포함된 여행상품 판매를 위해 홍보를 많이 했지만 고가 여행상품이 되다 보니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며 "10월 중순부터는 중국 쪽 수학여행, 노인단체관광객을 유치해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인 30만 명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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