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한 프로축구 대구FC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FC의 홈구장 복귀전에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2만187명의 관중이 찾았다. 애초 기대했던 3만 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올 시즌 대구의 최다관중 1만4천326명(9월 24일 수원전)을 훌쩍 넘어섰으며 올 시즌 평균 관중(6천525명)보다 3배나 많았다.
이날 대구FC가 광주FC를 상대로 K리그 경기를 가진 대구스타디움에는 시민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뜨겁게 달궜던 열기가 대구FC로 옮겨온 듯했다.
2년 만의 홈구장 복귀전을 기념해, 대구FC는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인 승용차 11대를 경품으로 내거는 한편 인기가수 공연과 각종 장외 행사를 마련하고 셔틀버스도 운행했다. 시민들의 관심이 경품인 승용차에 쏠렸지만 가족 축구팬이 대거 등장하는 등 대구FC는 희망과 가능성을 함께 봤다.
대구FC 팬인 김정욱(45'대구 수성구 만촌동)씨는 "앞서 대구시민축구장에서 봤던 대구 팬들의 열기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열띤 응원이 펼쳐졌고, 좋은 시설에서 화려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볼 수 있어 앞으로 기대가 된다"고 했다. 이수정(25'여'경산시 사정동) 씨는 "이날 처음 경기장에서 축구를 봤다"며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를 느낄 수 있어 박진감이 넘쳤고, 슛을 할 때마다 탄성을 내질렀다"고 했다.
대구FC 김재하 대표이사는 "초대권, 공짜표를 없애 이날 관중은 스스로 지갑을 열어 표를 구입한 진짜 축구팬들이었다. 경품이 걸렸지만, 이는 경기 관전의 흥밋거리였을 뿐이지 모두가 경품 때문에 스타디움을 찾은 건 아니다. 대구시민들의 축구 열기를 확인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됐다"며 "내년 홈 개막전 때도 대규모 이벤트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구FC는 2003년 시민구단으로 출범했으나 성적 부진 등으로 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이근호'하대성'에닝요 등 스타플레이어를 앞세운 화끈한 공격축구로 축구 열기를 데우며 홈경기 평균 관중 1만5천 명 시대를 열었던 2007년 이후 급격하게 쇠락한 것. 차곡차곡 그러모았던 고정 관중은 2009년 10월 대구시민축구장으로 홈구장을 옮기며 분산됐다. 올 시즌 대구FC는 6강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얇은 선수층으로 중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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