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글이름 외면하는 지역 상장기업…社名 70%가 영어

"글로벌 열풍따라 대부분 개명"

대구경북 상장사 중 70%가 영어식 사명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지역 업체 102개 중 이중 한국식 이름을 가진 곳은 35곳, 외국어와 한국어를 혼용한 업체는 33곳이며 나머지는 모두 영어식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90년대까지 지역 대표 기업 대부분이 한국식 이름을 사용했지만 글로벌 바람이 불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개명 절차 등을 거쳐 영어식 사명으로 개명한 곳이 많다"고 말했다.

1980년대 상장된 기업의 경우 제일모직, 대동공업, 화성산업, 대구백화점 등 한국어식 기업명이 상당수였지만 2000년 이후 상장된 기업일수록 이 같은 영어식 기업명은 넘쳐났다. 2000년 이후 상장한 61개 기업 중 동일금속을 비롯해 14개 기업만이 한글식 기업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식 기업명 변경은 코스닥 기업일수록 잦았다. 잦은 인수와 합병 등으로 이전에 갖고 있던 회사 이미지를 지우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탄탄한 기업도 영어식 이름으로 전환을 적극 시도했다. 대구은행은 금융지주사 출범에 맞춰 대구은행(DaeGu Bank)의 앞글자를 따 DGB금융지주로, 포항제철도 포스코(POSCO)로 이름을 바꿨다. 1950년대 삼립자동차공업주식회사에서 시작한 에스엘도 2004년 이름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100% 외국어식 이름인 경우 기업 정체성이 이름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전자부품 제조기업인 태양기전처럼 한국식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액트, 아이씨케이, 에스앤에스텍, 엘앤에프 등 전자부품 제조기업은 이름만으로 업종을 구분하기 힘들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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