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염색기술연구소(이하 염기연)가 12월 임기가 끝나는 전성기 연구소장의 후임 공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모절차에 대한 논의를 위해 이사회를 소집해야 하지만 이사회 소집권한을 가진 함정웅 이사장이 구속수감 중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소장의 임기가 끝난 뒤 공석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염기연에 따르면 전성기 소장의 임기는 12월 17일까지다. 새로운 소장을 뽑기 위한 공모 절차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 선임위원회 등 필요한 조직조차 꾸려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연유는 이사회 소집 권한을 가진 함정웅 이사장이 구속수감 중이어서 공모 절차를 정하기 위한 이사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 함 이사장은 지난달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과거 대구염색공단 이사장 당시 수십억원의 공금을 빼돌린 혐의(횡령)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함 이사장은 곧바로 항소했다.
함 이사장은 구속된 뒤로 이사회를 소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 결과 염기연은 올 2월 정기 이사회를 마지막으로 이사회가 열린 적이 없다. 통상 주기적으로 열리는 임시 이사회가 아직 열리지 않은 것을 두고 업계에서 소문이 무성하다. 한 섬유업계 관계자는 "실형을 선고받으면 이사장직을 잃게 되지만 함 이사장이 곧바로 항소를 해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아마 함 이사장이 자진해서 이사회를 소집할 일은 없을 것이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염기연 이사회는 임기가 끝나는 현 연구소장의 뒤를 이을 인물을 구하지 못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함 이사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뒤부터 이사회와 관련자들이 줄기차게 염기연에 문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섬유회사 대표는 "이사장이 이사회를 소집하지 않으면 공모 절차를 밟지 못할 것이고 계속해서 항소를 하면 결국 염기연 소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후임을 뽑지 못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그러면 소장 자리가 공석이 되거나 전성기 소장이 자연스럽게 업무를 연장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가 대행하게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이에 대해 염색기술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지식경제부와 대구시를 통해 이사회 간담회 등 모임을 가지면서 공모절차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며 "최대한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염기연은 함 이사장이 한국산업염색관리공단 이사장 재직 당시인 1997년 염색기술발전을 위해 직접 재원을 마련해 설립했으며 함 이사장이 염공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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