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해의 자랑스러운 기술사' 선정 김덕진 대구시청 주무관

독학으로 기술사 자격증 2개…"기술인이 국가경쟁력 판가름"

"국가 경쟁력은 유능한 기술인이 얼마나 많으냐에 달려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기술인이 홀대를 받고 있는 것 같아요. 기술의 글로벌스탠더드를 누가 먼저 구축하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판가름납니다."

이공계통 인재들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임을 주장하는 대구시청 김덕진(52·환경녹지국 물관리과) 주무관. 그는 지난달 24일 제5회 전국기술사대회에서 '올해의 자랑스러운 기술사'에 선정됐다.

'올해의 자랑스러운 기술사'는 국가가 인정하는 83개 분야 기술의 최고봉으로 전국 4만여 명의 기술사들 중 6명에게 주어졌다. 김 주무관은 토목과 건설안전 분야에서 선정됐다.

"기술사는 국내 엔지니어들의 최상위 자격증으로 각 분야에서 이론은 물론 풍부한 실무경험을 검증받아야 주어지는 기술인의 로망이죠. '올해의 자랑스러운 기술사'로 뽑혀 무척 기쁩니다."

고교에서 토목을 배우고 영주에서 공직을 시작한 그는 20년 전 대구시청으로 전입, 1994년부터 5년간 대구시 도시철도 1호선 건설공사 감독을 맡게 되면서 토목과 건설안전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처음 대구에 와서 현장감독을 하려니 뭐를 알아야 제대로 된 지시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현장 설계도를 갖고 용어와 공식을 익혔고 모르는 것은 책을 구입해 독학했어요."

토목 지식이 쌓여가면서 내친김에 그는 기술사에 도전해 토목시공과 건설안전 분야의 기술사 2개를 땄다. 이어 2009년 김 주무관은 도시철도건설본부에 근무하면서 도시철도 3호선의 설계VE를 접하게 됐다.

"설계VE는 효율적인 공사를 위해 원설계자가 아닌 제3자가 가치공학적 검토를 통해 설계상 사업비 절감이나 공사품질향상을 기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일입니다. 이미 주요 선진국 등에선 건설시장의 경쟁력 확보수단으로 그 효용성이 입증됐죠. 도시철도를 예로 들면 직선보다 곡선의 가속도를 이용하면 운행시 연료가 훨씬 적게 드는 방법도 그중 하나입니다."

김 주무관은 국제공인설계VE전문가(CVS) 자격증까지 땄다. 그리고 이론과 실무를 더 공부해 2009년 제2회 전국발주청설계VE경진대회에 처녀 출전해 전국 23개 팀 중 2위로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이 같은 실무능력을 바탕으로 김 주무관은 대구시 가용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설사업비 절감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 건설공사현장의 설계VE 도입에 힘썼고 대구시의회 건설환경위원회를 통해 설계VE조례 개정을 이끌어냈다.

토목과 건설분야에서 김 주무관의 연구와 노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물관리과로 옮겨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생활 오·폐수의 하천유출사고 방지를 위해 '우수토실용 가동식 자동웨어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올 7월 특허청에 특허를 출원해 놓고 있으며 현재 신천에 시범시공을 추진하고 있다.

"생활신조로 '매사진선'(每事盡善'매사에 최선을 다한다)을 늘 마음에 새기고 삽니다. 저보다도 훨씬 유능한 기술사들이 많은데도 이번에 제가 이런 상을 받게 돼 더욱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김 주무관은 대구시를 국내외적으로 알리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기술사회대구경북지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매년 개최되는 한일기술사심포지엄에 참석, 자료를 수집해 업무에 활용하는가 하면 2011 대구방문의 해를 맞아 심포지엄의 유치활동을 적극 펼쳐 올해는 대구에서 한일기술사심포지엄이 열리도록 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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