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이 자신의 보수가 지나치게 적다며 차관급으로 되어 있는 정부의 청장에 대한 처우에 강한 불만을 털어놨다. 조 청장은 10일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왜 차관급 보수를 받느냐. 10만 직업경찰관 사기와 직결된 사안이다. 부려먹어도 보수를 주면서 부려 먹어야지 처우도 제대로 안 해주면서 부려 먹으면 곤란하다"며 청장 처우에 대한 불만을 원색적으로 쏟아냈다.
이 시점에서 조 청장의 '보수 제대로 줘가며 부려 먹어야'라는 발언이 나온 이유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상당수 경찰관들은 조 청장의 발언을 '이해 할만 하다'고 판단한다. 이들은 "그동안 다른 기관에 비해 대우 수준이 낮아 예전부터 직급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많았는데 조 청장이 소신껏 발언을 한 것 같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일부 경찰관들과 외부의 시각은 곱지 않다. 한 경찰관은 "이런 말은 청문회 때 해야 되는 것이지 임기를 얼마 남겨 두지 않고 할 발언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한 조직의 수장으로서 조직 사기를 위해 처우 개선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부적절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경찰 총수가 자신의 처우를 예로 들며 노골적으로 대정부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안된다는 견해도 있다.
경찰 수장에 오른 그가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조직의 신뢰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더 큰일(?)을 도모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과 경찰의 처우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재직 시 비리에 연루됐던 경찰 총수들에 대한 기억이 생생한데 처우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됐다. 국민의 편에서 일하면 자연히 처우 개선 분위기가 돋을 것"이라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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