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표 브랜드 '쉬메릭'이 고민에 빠졌다.
매출액 성장세가 한계에 부딪히고 낮은 전국적 인지도로 고급화 등 차별화된 이미지를 요구하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성장 콘셉트 용역에 들어갔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는 탓이다.
지역 중소업체 공동 브랜드로 지난 1996년 탄생한 쉬메릭은 현재 18개 품목, 18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연간 15억여원씩 153억원의 시 예산이 투입됐다.
매출액은 국내 기준으로 1998년 37억5천만원에서 시작해 2003년 183억8천만원까지 꾸준히 성장했으나, 2006년 158억8천만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품질개발과 제품홍보에 적극 나서면서 2007년 257억7천400만원으로 전년보다 매출이 62% 증가했다. 이후 2008년 307억9천만원, 2009년 385억원에 이어 지난해 37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성장 한계론'이 대두되면서 브랜드 콘셉트 변화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매출액은 증가하고 있지만 참여업체별로 나누면 평균 연매출이 20여억원에 불과해 여전히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전국 인지도도 최근 조사는 없고 지난 2003년 서울 지역 조사에서 3%로 바닥권을 보였다.
이에 따라 '쉬메릭'의 새 콘셉트 만들기 작업에 들어갔지만 결과가 미미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5월부터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전문 패션브랜드 컨설팅사 PFIN를 통해 1억원의 예산으로 쉬메릭 브랜드 리뉴얼 및 제품기획안에 대해 용역을 실시해 지난달 21일 보고서가 나왔지만 별다른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때문이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 콘셉트를 제시하면서 이를 위해 필요한 예산이나 마케팅 홍보 방법도 전혀 없어서 너무 황당했다"며 "특히 당장 내년 사업에 필요한 예산조차 예측이 불가능한 보고서였다"고 설명했다.
쉬메릭 참여업체 관계자는 "참여기업 자격 가이드라인으로 '입학 및 졸업기업 제도'를 제시했는데 우수한 업체가 쉬메릭을 떠나면 브랜드 체계 자체가 흐트러질 수 있다"며 "특히 졸업과 퇴출이 아닌 중간 자리를 지키려는 기업들이 과연 적극적으로 쉬메릭 활성화에 나설지도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연구 용역을 하면서 지역 업체가 아닌 서울 업체를 선정, 지역 현실과 브랜드 콘셉트에 무지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패션산업연구원은 "이번 용역은 쉬메릭이라는 브랜드를 바꾸는 브랜드 컨설팅이지 기업 경영 컨설팅이 아니다"며 "기업 관리와 쉬메릭 운영 및 예산 등은 대구상의의 역할이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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