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용임의 새 음반에 실린 '스킨십이 더 좋아'는 김병걸 작사, 제가 작곡한 곡입니다."
40년 동안 한길을 걷는다면 언젠가 빛을 보게 될까? 대부분은 인생에 찬란한 빛 한번 보지 못하고 그럭저럭 살아가는 삶일 것이다. '대박'을 쫓는 요즘 세태에 비춰보면 40년 동안 묵묵히 한길만 걷는 것은 답답해 보일 수도 있고,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곡가 40년 외길을 걸어온 손준호(60) 씨를 보면 생각의 변화가 찾아올 수도 있다.
'40년 만에 해가 떴다'. 별다른 히트곡을 만들지도 못하고 무명으로 40년 동안 작곡가로 살아온 손 씨는 지난해 우연찮게 경북 의성 출신으로 설운도의 '차차차', 편승엽의 '찬찬찬', 현철의 '인동초', 조항조의 '사나이 눈물' 등 대히트곡을 작사한 김병걸 씨와 만나 의기투합하고, 50여 곡을 작업을 함께했다. 그렇게 찰떡 호흡으로 나온 곡들이 바로 트로트 가수 김용임이 부르는 '스킨십이 더 좋아'가 대표적인 곡이고, 그 밖에도 권선아의 '미니 샵에서', 배금성의 '제일먼저', '시계추', 오은주의 '문열어', 권선아의 '오빠졸업', 박풍우의 '물무늬' 등의 곡이 탄생했다.
40년 만에 유명 작사가를 제대로 만난 그는 요즘 신바람이 났다. 한 세대(30년)가 훨씬 넘는 동안 작곡과 노래로 달래온 인생이 이제야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는 "1971년 밤무대 가수로 활동하면서 시작한 작곡과 노래 인생이 환갑까지 왔다"며 "힘든 일도 많았지만 평생을 노래를 만들며 살아온 인생에 대해 후회는 없으며, 인생 전성기가 시작됐다"고 웃었다.
그와 더불어 봉사단장으로서도 새 인생이 열렸다. 올해 5월 회원 40여 명으로 구성된 한마음 연예공연단의 단장을 맡아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노래봉사를 시작했다. 8월에 서구 세민병원 노래봉사를 시작으로 9월에는 동화사 가을콘서트, 그리고 이달에는 가창 패밀리 요양원과 대구교도소 노래봉사를 기획하고 있다. 손준호 노래교실 연습실에는 한마음 연예봉사단이 즐거운 마음으로 1시간30분 동안 펼쳐질 노래봉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와 함께 손 씨는 작곡가로서는 무명이었지만 노래교실 지도자로서 명성은 지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그가 노래를 지도한 주부 중에서 '도전! 주부가요 스타'에 18명이 본선 진출했으며, 그 중 9명이 입상했다. 특히 지역의 신세대 주부였던 김윤주 씨는 2007년 4월에 월말 퀸(Queen)과 연말 대상까지 차지해 화제의 인물이 되기도 했다.
한편 손 씨는 가수들에게 곡을 주는 일 뿐 아니라 한국연예예술인협회 대구지회 제20대 부지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역 MBC·KBS·TBC 등의 가요 프로그램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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