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데벤함스 '한국 1호점' 대구 상륙하나…내년 3월 명품관 개관 추진

'데벤함스(Debenhams) 한국 1호점 대구에 문 열까.'

글로벌 유통기업인 영국 데벤함스가 대구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수성구 범어동 두산위브더 제니스 단지 상가에 명품관 개관을 준비 중인 데벤함스사는 11일 오후 존 스캇 데벤함스 본사 극동아시아지역 팀장과 두산건설 관계자 등 4명이 관할 구청인 수성구청을 찾아 이진훈 구청장과 30여 분간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데벤함스 측은 "데벤함스 대구점 개점은 한국 1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준비는 착착 돼 가고 있다. 내년 3월쯤 문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1778년 개업해 2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데벤함스는 영국계 패션'유통기업으로 전 세계 18개국에서 200여 개의 백화점을 운영 중이다. 5월 데벤함스가 수성구 범어동 두산위브더 제니스 상가에 사무실 개소식을 갖고 1만㎡ 규모의 명품관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데벤함스가 대구에 문을 열면 외국계 백화점이 한국에 진출하는 것은 2000년 프랑스 쁘렝땅 백화점 철수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수성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데벤함스 대구점 오픈을 위해 두산위브더 제니스 상가에 용도변경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업계는 데벤함스 개점이 침체된 주변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브더 제니스 상가(전체 면적 3만5천㎡ 규모)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침체 탓에 상가 상당수가 공실로 남아있는 실정인 때문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데벤함스가 문을 열면 관련 일자리도 1천여 개 가까이 만들어지고 지하상권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유통업계 반응은 냉담하다.

그동안 한국은 글로벌 유통기업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외국 유통업체들이 맥을 추지 못했다. 1996년 국내 유통시장 개방 후 월마트와 까르푸 등 세계 1, 2위 유통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대거 진출했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돌아갔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외국 유통업체들은 선진화만 앞세웠을 뿐 '한국적 정서'를 토대로 '한국화'를 소홀히 한 탓에 번번이 실패했다"며 "데벤함스 역시 국내 백화점 수준이 상당히 높고 소비자 입맛이 까다로워 국내 안착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벤함스는 그러나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유통시장을 장악한다는 복안을 짜고 있다.

취급 제품의 70%를 직매입 형태로 조달, 유통비용을 줄여 기존 백화점보다 30∼40% 저렴하게 판다는 것.

이광수 데벤함스 부사장은 "이미 실패한 글로벌 유통기업들의 시행착오 분석을 통해 상당부분 단점을 보완했다"며 "세계적 디자이너들의 단독 상품을 취급하는 등 패션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데다 유럽산 명품 의류와 가구 등을 비슷한 수준의 해외 브랜드보다 저렴하게 파는 데벤함스만의 장점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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