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한민국 '커피공화국'] 스타벅스 1호점보다 9년 앞선 대구 토종

커피의 모든 것 선보여…직접 로스팅 해볼 수도

가을바람을 즐기며 커피 전문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마치 유럽 어느 도시의 모습을 방불케 한다. 젊은이들뿐 아니라 직장인과 주부들도 커피 향의 유혹에 빠진다. 사무실과 가정에서도 직접 만든 커피를 즐기는 등 커피문화가 퍼지고 있다.

◆대구 국제커피문화박람회

대구가 커피 향으로 물든다.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대구 엑스코에서 제1회 2011 대구 국제커피문화박람회가 열린다. 국내외 커피 및 카페 관련 신기술, 신제품 등 전 세계 커피문화 체험 및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선보인다. 특별기획관에는 학생과 일반 주민이 직접 참여하여 커피의 흐름을 한눈에 보고 직접 로스팅 및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는 '커피 체험관'을 운영한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오래된 커피 소품들을 모아 놓은 '월드 앤티크 커피 컬렉션'도 펼친다. 이와 함께 ▷커피 명인 초청 바리스타 시연회 ▷커피 프랜차이즈 설명회 ▷커피경연대회 등 즐길 거리가 많다.

◆'커피명가' 안명규 대표

# 커피 신선도 위해 92년부터 직접 볶아

# 세계 30여개국 커피농장서 생두 구매

'커피명가'는 '행복한 커피'를 추구한다. 커피명가 설립자 안명규(48) 대표는 TV 속에서 모 커피 CF에서 유명 배우들과 함께 커피를 만드는 대표적인 바리스타다.

커피명가(明家)는 '밝은 생각을 하는 커피 집'이라는 뜻이다. 커피명가는 1990년 경북대 후문에 1호 본점으로 커피전문점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이화여대 앞 스타벅스 1호점이 들어선 것보다 무려 9년이나 앞선 시점이다. 설립 당시 커피를 팔기보다는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

안 대표는 "쉼을 주면서 에너지가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독특한 창업 마인드다. 안 대표는 1992년에 자가 배전(로스팅)을 시작했다. 그 당시엔 커피를 직접 볶는다는 것은 엄두조차 내지 못할 때였다. 커피의 신선도를 위해 직접 로스팅을 시작했고, 로스터리 카페의 선두 주자가 된다.

커피 전문가로 활약하면서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 (SCAA)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카페문화가 앞선 유럽·미국 커피 문화를 탐방하고 일본의 커피 명인들과 교류를 다지면서 커피 세계에 대한 그의 역량은 국제적으로 확대된다. '커피 맛은 신선한 원두에 있다'고 판단한 안 대표는 2002년부터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등 세계적인 커피 생산국의 농장을 직접 찾아가 생두를 구매해오고 있다.

맛과 향을 향한 집념으로 30여 개 국 세계 커피 산지 모두 탐사에 나선 그의 열정은 진정한 '커피 헌터'라고 불릴 만한다. 한국 스페셜티커피(SCAK) 회장으로 한국 커피의 위상과 수준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커피명가의 패밀리 카페는 전국에 33곳이 있다. 지역 특성에 따라 다르게 설계해 이름도, 분위기도 서로 다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커피명가에는 커피 가격이 자율이다. 최초 2천원을 기본으로 손님 스스로 가치를 매긴다. 수익은 모두 홀트아동복지회와 한국소아암협회에 기부한다.

최근엔 '행복한 커피나눔'을 추진하고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의 작은 정성을 모아 커피 산지 어린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마음 나눔 운동'이다. 커피명가는 운영 수익과 각종 행사를 통해 모은 돈으로 커피 산지인 과테말라 '인헤르또 농장'에 놀이터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외국 브랜드의 거센 도전 속에, 20년 동안 묵묵히 최고의 스페셜 커피를 추구하는 안 대표. 그는 "한 잔의 커피를 순도 높게 만들려고 애써 왔다"고 말한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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