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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 …저 나무에만 둥지를 틀었을까/체피토, 뭐하니?/눈 오는 날:장서리 내린 날

▨어쩌면 저기 저 나무에만 둥지를 틀었을까/이정환 글/강나래 외 그림/푸른책들/94쪽/9천500원

대구 수창초등학교 교사로, 대구교육대학교 강사로, 대구시조시인협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작가는 어린 벗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눈여겨보며 동시조를 썼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찢긴 채로 걸려 있는/ 검정 비닐봉지 하나 쉴 새 없이 펄럭인다./ 머잖아 다가올 봄에 새가 되고 싶은 거다.'('검정 비닐봉지 하나')

'이담에 뭐가 될까, 선생님은 보인대요./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나요./ 그러면 우린 떼를 쓰지요, 미리 알려 달라고.'('될성부른 나무')

'"선생님, 제가 더 좋지요?" "그래, 수완이가 더 좋아."/ "선생님, 제가 더 좋지요?" "그래, 충환이가 더 좋아."/ "선생님, 우리 두 아이 다 좋다 하셔서 좋아요."'('황희 정승처럼')

아이들과 생활하며 그 속에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동시조를 읽다 보면 아이의 마음도 선생님의 마음도 느껴진다. 선생님의 동시조는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국어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체피토, 뭐하니?/엘리사 아마도 글/마누엘 몬로이 그림/노경실 옮김/북스토리아이/34쪽/9천800원

아이들에게 학교의 이미지는 지루하고 두려운 곳이다. 체피토 또한 엄마가 학교 가잔 말에 '학교에는 정말 가기 싫은데'라고 생각하며 집을 나선다. 그리고는 신문을 읽는 아저씨, 관광안내서를 읽는 아가씨, 자동차 설계도를 보는 정비사 아저씨, 돌기둥에 새겨진 옛날 사람들의 글자를 읽어가는 고고학자 등을 만나며 "왜요? 왜 읽는 건데요?"를 반복한다. 체피토는 엄마를 따라 학교에 도착하고 선생님이 읽어주시는 책 내용을 열심히 듣는다. 체피토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책을 꺼내든다. 그러면서 동생에게 이야기한다. "내가 책 읽어줄까?"

호기심 가득한 체피토의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책 속에 푹 빠져 있는 체피토가 동화책 속에서 튀어나올 것 같다. 아이 스스로 책 읽기의 즐거움과 유익함을 알아가게 하는 그림동화이다.

▨눈 오는 날:장서리 내린 날/엠마누엘레 베르토시 글 그림/이순원 강원도사투리/책읽어주는 북극곰/40쪽/1만2천원

작가는 자신이 자란 이탈리아 북부 산골마을 프리울리 고향 말로 작품을 써 사투리와 표준어 두 가지로 책을 출간하였다. 한국어 번역본을 출간하면서 이탈리아의 눈 내리는 산골마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강원도 사투리를 이순원 소설가의 작업을 통해 함께 수록하고 있다.

젖소와 당나귀가 살고 있는 마구간. 흰 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날, 눈과 추위를 피해 여러 동물들이 찾아온다. 마을 모든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한 만삭의 아줌마와 아저씨도 찾아온다.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로 자연이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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