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비한 울진 금강송 군락지, 세계자연유산 등재가 소망"

10년간 금강송 촬영 장국현 씨 18~23일 대구문예회관서 사진전

울진군 서면 소광리 해발 900m 산중에서 발견한 작품
울진군 서면 소광리 해발 900m 산중에서 발견한 작품 '대왕금강송'.

"상상을 초월하는 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록하는 것이인생의 마지막 작업이 되고 있습니다."

청도와 울진을 오가며 걸작 소나무 사진을 발굴하는 고송(古松) 장국현(69'사진) 씨가 18~23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전시실에서 울진 금강송 사진전을 갖는다. 그는 실물을 보는 것처럼 현장감을 주는 1.5~3m의 대형 소나무 사진 30여 점을 선보인다.

그는 10여 년 전부터 울진 금강송의 신비함에 빠져 울진 서면 소광리에 집을 마련했다. 일 년 중 절반을 소광리 일대 산속을 헤매고 다니는 그는 수백 년 수령의 금강송을 발견하는 등 6년간의 결실을 이번 전시의 주인공으로 처음 공개한다.

"우리나라 소나무를 대표하는 국송(國松)의 격을 갖춘 걸작과의 만남은 산삼을 발견하듯 어려운 작업입니다. 이번 작품은 소나무의 본 고장인 울진에서도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울진군은 유네스코 등록을 위한 준비작업 일환으로 이번 전시회를 지원하고 있다.

사람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울진군 서면 소광리 일대는 1천600㏊에 걸쳐 수령 200~300년의 금강송 8만여 그루가 원시림을 이루고 있고, 수령 500년 이상의 장령목 수백 그루도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는 "한 지역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며 명실상부 세계최고의 소나무 군락지"라고 강조했다. 그가 '대왕금강송'이라 이름 붙인 작품은 지난해 늦여름 이른 새벽에 처음 만난 소나무다. 둘레가 5m나 되는데 키는 10m밖에 되지 않는 이 소나무는 범상치 않은 기상이 넘쳐났다. 그는 당시 감전된 것처럼 넋이 완전히 빠졌다고 회상했다.

대왕금강송은 수백 년 동안 동해의 거친 바람과 폭설을 견디느라 뒤틀리고 가지는 서로 부딪치면서 상처가 나있다. 그 자리에 송진이 흘러내려 어린 가지들이 달라붙은 채 성장해 거대한 분재를 보는 것 같다.

"이 소나무는 바람과 눈,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낸 자연의 걸작품입니다."

그는 산에 오를 때 지리에 밝은 산악인, 벌목경험자 등 4, 5명과 함께 움직인다. 낫으로 길을 내야 하며 카메라 장비, 음식, 기계톱 등 배낭을 메고 며칠씩 산속을 헤매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소나무 작품은 '영감'으로 찾아내고 주위 나무를 정리하면서 광선 조건과 계절이 맞아 사진이 되는 순간을 기다려야 작품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 전시에 이어 내년에는 유네스코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