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세대 의류환경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박현진(27'여) 씨는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을 찾던 중 올 4월 대구에서 섬유패션 관련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곧바로 신청했다. 6개월의 교육 과정을 무사히 마친 그는 우수한 실력을 인정받아 최근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취업했다. 박 씨는 "섬유패션 도시인 대구에서 받은 실무 교육이 취직에 큰 도움이 됐다"며 "함께 수업을 들은 이들 중 상당수도 섬유패션을 배우기 위해 대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섬유로 고급 인력이 모이고 있다.
섬유산업이 제2의 전성기를 맞으면서 젊은 인재들이 대구를 찾고 있는 것. 특히 대학원 졸업생 등 고학력자들도 지역을 찾아 섬유를 배우고 취업에 나서면서 고급 인력난에 시달리던 대구 섬유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올 4월 미취업 청년들을 대상으로 '2011 이공계전문기술연수사업'를 벌였다. 이공계전문기술연수사업은 섬유패션 관련학과 및 이공계 대학을 졸업한 미취업 인력을 대상으로 섬유패션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교육해 기업이 원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2009년부터 시작해 올해 4기째를 맞은 연수사업에는 40명 모집에 100여 명이 신청해 높은 관심이 드러났다. 섬개연 측은 "30명 모집에서 시작한 1기 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정원을 늘렸다"고 밝혔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지원자가 늘 뿐 아니라 전문대가 아닌 4년제 대학교 졸업생과 대학원 졸업생까지 지원하고 있다. 4기 연수생의 대부분이 4년제 대학교 졸업자이며 석사학위 소지자도 2명이나 됐다. 지역별로도 대구경북지역 외 부산, 경남, 충북, 전남, 서울 등 타지역 인재들이 전체의 15%를 차지했다.
또 전문기술 연수를 받은 이들을 찾는 기업들도 늘어나면서 취업률도 증가해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40명의 연수인원 중 29명이 취업해 73%의 취업률을 보였다. 연구과정을 통해 지역의 한 섬유업체에 취직한 김모(25) 씨는 "기업체에 방문해 실무연수를 받으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더니 회사에서 취직을 권유했다"며 "새삼 대구지역 섬유의 강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에서 섬유 교육을 받는 등 인력이 몰리는 것은 지역 섬유산업의 성장세 때문이다. 대구경북 지역 섬유산업은 최근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섬유 수출은 2000년 29억7천500만달러에서 매년 하락해 2006년 22억달러로 저점을 찍었지만 최근 2, 3년 사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28억5천만달러를 수출해 2000년 수준까지 회복했다. 2009년 11월 이후 22개월째 증가를 이어가면서 8월 수출실적은 2억6천1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 대비 18.3% 증가했다. 올해 수출액은 3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섬개연 이춘식 원장은 "대구 섬유에 매료된 이들이 늘면서 이제는 섬유 교육과 인재 배출에도 대구가 위상을 떨치고 있다"며 "최근 성장세를 유지하려는 섬유 업체들 역시 미래 회사의 먹을거리를 준비하기 위해서 연구인력에서부터 마케팅 등 젊은 피를 요구하고 있어 교육사업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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