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12일 경기도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대구 복싱은 오랜만에 좋은 성적을 냈다. 남고부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남자 대학부'일반부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1개, 동메달 2개를 따내 복싱 종합순위에서 5위에 올랐다. 이는 1992년 대구 체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이 같은 성과는 최근 대구아마추어복싱연맹에 분 '화합'의 훈풍이 큰 역할을 했다. 천익곤(55'비엔비에너지 대표) 대구복싱연맹 회장이 이를 주도했다.
복싱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천 회장은 지난해 5월 주위의 권유로 공석으로 남아 있던 대구복싱연맹 회장 자리에 부임했다.
"2006년 학남중 복싱부 성만기 감독으로부터 지역 복싱부의 열악한 환경 이야기를 듣게 됐고, 뭔가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학남중 복싱 선수 3명에게 매년 100만원씩을 장학금으로 내놨다. 대구체육고 복싱 선수들도 후원했다.
이렇게 복싱과 인연을 맺은 그는 회장이 된 후 체육관과 학교 지도자(체육교사)로 나뉘어 반목을 거듭하던 연맹 회원들의 화합 다지기에 주력했다. 가장 먼저 최고의결기구인 대의원을 조정했다. 천 회장은 "복싱연맹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핵심인 대의원 선발을 투명하게 해야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선의의 경쟁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학'일반부 팀 창단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대구는 중학교 4개, 고교 1개 등 5개의 학교 복싱부를 두고도 대학'실업팀이 없다 보니, 학생들의 진로가 막혔다. 중'고교 때 우수한 자질을 보였던 선수들은 전국의 복싱부가 있는 대학을 찾아야 했고, 자연스럽게 자원이 유출되면서 대구복싱은 반쪽짜리에 그치며 힘을 잃었다.
대구 복싱 관계자들이 힘을 보태면서 올해 대구에는 2개의 대학팀(경북외국어대'계명문화대학)과 1개의 실업팀(대구시체육회)이 창단됐고, 이들 팀은 올 전국체전서 5개의 메달을 따는 큰 성과를 냈다.
천 회장은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 일에도 관심을 가졌다. 선수 이름을 외우는 한편 각종 대회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대구체고 강당에서 처음으로 '복싱인의 밤'을 열어 복싱인의 자긍심을 높였다.
이와 함께 전국대회 수상자들에게 금메달 100만원'은메달 50만원'동메달 3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고 지도자들도 표창했다.
"복싱이 예전엔 한창 있기 있는 운동이었지만,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복싱을 하겠다는 사람도 관심을 갖는 사람도 줄었습니다. 복싱이 다시 일어서려면 복싱인들이 먼저 뭉쳐야 합니다."
천 회장은 내년 대구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서 대구 복싱의 전국 제패를 꿈꾸고 있다. 난초 가꾸기가 취미인 그는 "난초 꽃을 보려면 정성이 필요하다. 복싱 역시 꽃을 피우려면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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