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MBC는 창사48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동행, 어느 특별한 답사기'를 21일 오후 11시 25분부터 60분간 방영한다. 시각장애인들의 문화유적 답사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눈을 제외한 모든 감각을 이용해 만져보고 밟아보고 듣고 느끼는 등 온몸으로 문화유산을 체험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앞을 볼 수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상적인 생활뿐만 아니라, 문화생활은 더욱 힘들다고 생각한다. 스포츠 관람도 여행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각장애인들도 일반인 못지않게 많은 것을 즐길 수 있다. 대구MBC 특별기획 '동행, 어느 특별한 답사기'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문화유산답사는 대구 시각장애인연합회 회원 30명과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교수가 함께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도동서원에서 시작해 인근 달성군 화원읍 남평 문씨 세거지인 인흥마을로 이어진다.
도동서원 입구의 450년 된 은행나무 주위로 십여 명의 사람들이 둘러쌌다. 시각장애인들은 두 팔을 양쪽으로 뻗어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고 서서 아름드리 은행나무의 둘레를 가늠해 본다. 눈으로 보이지 않으니 감촉으로 나무의 크기를 재보는 것이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들은 과거로 여행을 떠나고, 한발 한발 돌계단을 오르고 돌담을 어루만지면서 그 공간이 간직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게 세심하게 둘러보는 동안 머리에는 도동서원의 모습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시각장애인들이 좀더 다양한 방식으로 도동서원을 머리 속에 그려낼 수 있도록 도동서원 미니어처 모형을 만들어 답사 전에 만져보고, 규모와 공간배치 등을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시각 대신 촉각으로 현장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남우선 PD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시각장애인들도 충분히 문화유적답사를 즐길 수 있고, 더 나아가 더 많은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 우리 사회가 조금만 더 배려하면 시각장애인들의 문화답사도 더 이상 '특별한' 답사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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