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천댐 망향공원 오르니 물에 잠긴 고향 생각이…"

자양에 수몰주민 망향공원 건립…망향탑'전시관 등 갖춰

영천시 자양면 성곡리 권영삼(오른쪽) 씨가 18일 영천댐 망향공원 망향탑 앞에서 족두리, 사모관대 등을 정동하 자양부면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민병곤기자
영천시 자양면 성곡리 권영삼(오른쪽) 씨가 18일 영천댐 망향공원 망향탑 앞에서 족두리, 사모관대 등을 정동하 자양부면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민병곤기자

"망향공원에 오면 물속에 잠긴 고향집이 보일 것만 같습니다."

영천댐 수몰민들의 향수를 달래줄 망향공원이 댐 준공 31년 만에 영천시 자양면 성곡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부지 4천776㎡에 사업비 40억원을 들여 올해 말 완공 예정인 망향공원에는 현재 망향탑과 전시관이 건립됐으며 주차장, 휴게시설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댐에 수몰되기 전 자양면에는 주민 9천여 명이 거주했으며 자양초등학교와 자양중학교, 면사무소, 파출소 등은 현재의 위치로 이전됐지만 학교 2곳은 인구 감소로 폐교됐다.

당시 수몰민들은 영천시청 옆 자양주택단지로 이주하거나 대도시로 떠나 요즘 자양면 인구는 1천200여 명에 불과하다.

정동하 자양부면장은 "영천댐 건설 이전에는 자양면의 전체 초등학생만 1천여 명에 이를 정도로 주민들이 많이 살았다"고 말했다.

자양초교는 1935년 개교 이래 59회에 걸쳐 3천39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신방분교까지 운영했다. 자양초교 동문들은 '모교와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노래'라는 제목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수몰 전 사진을 게재해 학창시절을 추억하고 있다.

망향공원에서는 영천댐 건너 백암산과 노루목 등 수몰 전 자양면의 뒷산들이 한눈에 들어오며 멀리 운주산도 볼 수 있다.

자양면은 수몰 전 고향의 모습을 담은 사진, 문헌, 유물, 민예품 등을 수집해 망향공원에 전시할 예정이다.

18일 족두리, 사모관대, 물레 등을 기증한 권영삼(47'영천 자양면 성곡리) 씨는 "영천댐에 수몰되기 전 어른들이 혼례 때 사용하던 물건으로 집에 두면 없어질 수 있어 가지고 나왔다"며 "망향공원에 전시할 경우 자양을 찾은 사람들이 고향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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