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철강도시로 대표되는 포항이 도시 공공 디자인 추진으로 세련되고 아름다운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친환경적인 예술성과 상징성, 지역성이 가미된 포항시의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는 딱딱하고 삭막한 회색빛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깨끗하고 부드러운 문화예술과 해양관광 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중앙상가 실개천과 북부해수욕장 자연테마거리 조성, 동빈내항 복원, '빛과 물의 가로공원' 조성 등 대형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 성공으로 국내외에서 포항을 벤치마킹하는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대박 터뜨린 중앙상가 실개천 조성사업
중앙상가 실개천 입구에는 '깨끗하고 쾌적한 이 거리는 담배연기 없는 건강거리입니다'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육거리~포항역까지 길이 657m인 실개천이 금연구역으로 친환경적인 테마거리임을 알려준다. 깊이 20~50㎝, 폭 30㎝∼1m로 S자형 모양으로 흐르는 실개천은 인공폭포와 목재바닥, 벤치, 형형색색의 가로등 등과 어울려 문화의 거리로 발전하고 있다.
1960년대 형성된 중앙상가는 포항의 대표적인 도심 상가로 600여 개의 점포가 영업하고 있으나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유통 환경이 크게 바뀌면서 시민과 고객의 발길도 줄었다. 중앙상가의 명성 회복을 위해 포항시는 해와 달을 배경으로 도로 중간에 실개천을 조성해 친수 공간을 확보했다. 시민들의 휴식 및 문화활동에 필요한 각종 편의시설도 설치한 것. 물이 흐르는 실개천과 보행자 중심의 차없는 거리 등으로 인해 시민들이 모여드는 명물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실개천을 중심으로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중앙아트센터, 별밤지기아트홀 등 중앙상가 곳곳은 연극, 공연, 전시 등으로 연중 축제 무대가 되고 있다. 쇼핑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생동감 있는 거리라며 중앙상가 상인들도 반긴다.
실개천 조성사업을 추진한 포항시는 국제연합 인간거주위원회(UN-HABITAT)가 다음달 1일 수여하는 2011년 아시아 도시경관상을 수상하게 됐다. 또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국토해양부 주관 도시대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 지자체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 등의 기관단체에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실개천을 찾고 있으며, 포항에 오는 외국 관광객들의 단골 관광코스로 부상하고 있다.
실개천 조성사업은 포항시 테라노바팀의 첫 도시 디자인 프로젝트이다. 2007년 1월 출범한 포항시 테라노바팀은 획일화된 각종 시설물에 공공 디자인을 접목해 활기찬 도시 이미지를 연출,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항시 자체의 공공 건축물 건립사업 25건을 비롯해 다른 기관의 6건, 계약 19건 등 지금까지 50건의 도시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 등 디자인 공모사업에 응모해 8건, 24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 실적을 거뒀다.
◆북부해수욕장 테마거리와 '빛과 물의 공원' 조성
올해 조성된 북부해수욕장 테마거리는 울릉도선착장에서 두호동 설머리까지 1~2㎞에 걸쳐 목재데크, 산책로, 야외무대, 자전거도로, 해송터널, 이벤트공간, 조명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해수욕장 내 바다시청 앞 해상 250m에 최대 높이 120m까지 물을 뿜는 고사분수대가 설치됐다. 바다에 떠 있는 분수대는 국내 최초이다. 분수대가 한번 뿜을 때마다 30분간 바닷물이 최대 높이 120m까지 치솟는다. 분수대 주변에는 사방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등이 설치돼 밤에는 물줄기가 6가지 색채를 띠게 된다. 포스코의 야경을 배경으로 형형색색 다채롭게 변화하는 조명을 통해 환상적인 물보라가 장관을 연출하면서 지역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월포해수욕장의 경우 길이 1㎞의 전선지중화 사업으로 자연경관을 살리고 목재데크 등으로 특화거리를 조성했다. 수목 식재와 조형물, 경관조명 등을 설치해 사계절 자연테마거리로 손색이 없도록 했다.
죽도동 5호광장(교통광장) 한국은행포항본부 앞 일대는 '빛과 물의 공원'을 주제로 가로공원을 조성해 시민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다. 수경시설과 포스코의 용광로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낙수(落水)시설로 활용하고, 이팝나무와 대왕참나무 등의 수목을 심어 도심의 테마형 공원으로 조성했다. 광장 바닥은 목재테크와 화강석 판석으로 꾸몄고 디자인 벤치를 설치하는 등 특화디자인으로 도시 모습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동빈내항 복원사업 활기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동빈내항 복원사업은 영일만의 새로운 상징으로 포항의 대표 관광상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송도동∼해도동 형산강 1.3㎞구간의 주변 건물을 철거하고 매립지를 걷어낸 뒤 폭 18∼30m, 깊이 2m가량의 물길을 연결하는 것이다.
1962년 동빈내항이 개항했을 때는 항구와 형산강이 이어져 포항의 대표적인 항구 역할을 했으나 10여 년 뒤 포항제철소가 들어서고, 주택지로 활용하기 위해 형산강 쪽을 매립하면서 물길이 끊겼다. 영일만에서 동빈내항으로 들어온 바닷물이 40여 년동안 갇혀 버리면서 시민들은 동빈내항을 떠올리는 단어로 '악취'를 꼽을 정도로 황폐화됐다.
포항시는 동빈내항 복원사업을 옛날의 물길을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강물과 바닷물이 섞여 도심에 흐르는 새로운 형태의 수변(水邊) 공원으로 가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보트와 작은 유람선이 오가고 분위기 있는 수상 카페를 만드는 등 관광지로 만들려는 것이다. 수변유원지에는 문화체험 테마파크와 워트파크가 들어서며, 영일만으로 들어온 보트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도심을 오가는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동빈내항 물길 잇기와 함께 국비 380억원을 들여 인근 송도해수욕장 백사장 모래 살리기사업도 실시한다. 고운 모래로 유명한 송도해수욕장 백사장은 방파제 건립의 영향 등으로 많이 깎여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동빈내항 복원사업은 2012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보상 문제로 1년가량 미뤄졌다. 현재 토지와 건물에 대한 보상이 끝나고 주민도 대부분 이주해 2013년이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아름다운 항구 내항의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동빈내항 복원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 그동안 죽도시장∼포항해양항만청 1.7㎞ 구간에 널려 있던 창고와 위판장, 급유탱크 등을 모두 옮겼다. 오랫동안 담장과 창고로 가려졌던 동빈부두가 담장을 헐고 새얼굴로 시민들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동빈 큰다리 옆으로 밤에는 작은 폭포, 계류, 막구조 퍼걸러와 조형소나무가 LED조명 불빛에 어우러지면서 낭만적인 해변도시의 모습을 물씬 풍긴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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