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돌아오는 이승엽, 삼성行 '1순위'

8년간 일본 생활 접고 국내 복귀 밝혀

프로야구 '국민타자' 이승엽(35'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이 친정 삼성으로의 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

이승엽은 19일 일본에서 "8년간의 일본생활을 마무리 짓고 한국에 가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관심은 친정 삼성 라이온즈로의 복귀 여부다. 가능성은 크다. 이승엽이 최근 수년간 야구인생의 마무리를 자신의 야구 뿌리가 된 대구와 삼성에서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삼성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왔기 때문이다. 표면상 걸림돌은 없는 셈이다. 그러나 협상테이블이 마련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후 이승엽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삼성 송삼봉 단장은 "이승엽의 국내 복귀는 반길 일이다. 그러나 아직 이승엽으로부터 직접 연락받은 건 없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상황에서 구체적 논의를 벌일 경우 자칫 선수단의 집중력을 흩트릴 수 있다. 일단 한국시리즈에 전념한 뒤 이승엽과 만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승엽도 "한국시리즈도 남아있고 워낙 민감한 문제이다 보니 지금 연락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시즌을 모두 마쳤을 때 본격적인 이야기가 오갈 것이다"며 삼성과의 재회를 뒤로 미루고 있다.

이승엽은 2003년 말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8년 만의 한국 복귀지만 FA 자격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국내 FA와 달리 전 소속구단인 삼성에 우선협상권이 없다. 이승엽은 NC 다이노스를 제외한 전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문제는 '돈'이다. 삼성 이외의 다른 구단이 이승엽을 데려가려면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2003년 당시 삼성에서 받은 연봉 6억3천만원에 50%를 더한 9억4천500만원의 200%인 18억9천만원과 구단이 정한 18명의 보호선수 외에 1명을 보상하거나 삼성에서 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하면 300%인 28억3천500만원을 보상금으로 줘야 한다.

몸값은 따로 줘야 한다. 올해 오릭스로 이적하면서 몸값을 낮췄지만 연봉이 1억5천만엔(약 22억1천만원)에 이른다. 이승엽이 스스로 몸값을 낮추더라도 '국민타자'의 체면치레를 하려면 최소 연봉이 10억원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 타 구단이 이승엽을 데려가려면 보상금과 1년 연봉만 합쳐도 약 40억원이 필요한 셈이다.

이 점이 삼성 복귀를 유력하게 하고 있지만 삼성도 고민이다. 보상금 지급은 없지만, 얼마만큼의 대우가 적절한지 해법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 연봉자는 두산 김동주로 7억원이고 삼성의 최고 연봉자는 배영수로 4억원이다. 삼성은 이승엽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적정 조건을 찾아야 한다.

세대교체로 길러놓은 채태인, 조영훈 등 이승엽과 자리가 겹치는 유망주들과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협상 과정서 갈등이 불거지거나, 타 팀에서 수혈을 감수하고라도 이승엽 잡기에 나선다면 이승엽의 거취는 오리무중에 휩싸일 수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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