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분서주 박근혜 '심상찮은 대구경북' 구원등판 저울질

한나라당 텃밭이지만 선거 판세가 심상치 않은 대구와 경북의 10'26 재보궐선거 현장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구원 등판이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보선과 부산 동구청장 재선 지원에 집중하고 있어 전국 각 지역으로부터의 지원 요청이 쏟아지고 있는 와중이라 '텃밭 방문'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지역의 사정도 만만치 않아 지원 요청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전개된 상황으로는 박 전 대표의 대구와 칠곡 방문은 다소 부정적이다.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본회의장에서 홍사덕 의원(대구 서구)과 함께 박 전 대표를 만난 이인기 의원(고령'성주'칠곡)은 "대구 서구를 방문하게 되면 칠곡군수 지원에도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대구, 칠곡 지역은 지역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아 이끌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대구 달성군을 비롯해 대구경북권 행사만 챙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을 들여 와 이번 재보선 지원 유세에 나서더라도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구 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가 차기 총선에 미칠 영향 때문에 지역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박 전 대표가 이를 외면하기도 어렵다며 구원등판을 점치는 이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이 내세운 40대 젊은 후보가 패할 경우 반(反)'비(非)한나라당 정서를 재확인하면서 한나라당 절대 우위라는 지역의 현재 정치질서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는 점을 박 전 대표가 우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서구는 대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도대체 뭘 해줬냐"는 집권 여당에 대한 반감이 큰 곳으로 대구의 다른 지역과는 정서가 다른 곳이라는 점도 박 전 대표의 구원 필요성을 높인다. 특히 이곳에서 내리 4선이나 지냈던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4월 분당을 보선에서 '분당 토박이론'을 내세우는 바람에 배신감과 실망감을 안겨주었다는 점도 한나라당으로서는 부담스럽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곳을 주의가 요구되는 '경합 열세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당 지도부는 24일 박 전 대표의 대구 방문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대구 서구는 2번 연이어 무소속 후보에게 패한 한나라당의 열세지역이며 탈환이 꼭 필요한 지역"이라며 "다음주 월요일 부산 방문길에 대구를 찾거나, 아예 대구와 칠곡 지역 유세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아직 답을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홍준표 대표는 "대구가 열세라는 것은 조금 의외다"며 "특히 상대 후보가 친박 연합을 표방하고 나왔는데 그 지역이 친박의 사실상 제일 중진의원(홍사덕)이 있는 지역인데 조금 열세라는 것은 전혀 의외"라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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