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얻은 아이였는데…. 차가운 기계 안에서 아직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사경을 헤매고 있어 억장이 무너집니다."
원생과 교사 등 230여 명이 있던 구미 구평동 어린이집 화재(본지 18일'19일자 4면 보도)로 인해 중태에 빠진 A(5) 군의 부모는 하루하루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이날 화재 당시 다른 원생들은 교사들의 지시에 따라 모두 신속하게 대피해 큰 피해를 입지 않았는데, A군만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
A군의 부모는 결혼 6년 만에 겨우 얻어 남부럽지 않게 아이를 키워왔는데 불의의 사고를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A군의 어머니는 아이가 입원해 있는 병실 앞에서 며칠째 물 한 모금 못 먹고 겨우 버티고 있다. 면회도 하루 2번만 허용되고, 기계 속에 있는 아이를 만질 수도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A군의 부모는 "어둠 속에서 엄마를 애타게 찾았을 아이를 생각하면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온몸에 수십 개의 주삿바늘이 꽂혀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물 한 모금 먹는 것조차 죄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고 말했다.
구미시청 홈페이지에는 A군의 회복을 기원하는 내용의 글이 수십 건 올라오고 있다.
이모 씨는 "A군하고 한 반에서 수업을 받던 아이의 엄마다. 하루 빨리 웃는 모습으로 다시 어린이집으로 돌아오도록 기도하겠다"며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어린이집 원생 가운데 170여 명은 어린이집을 가지 못하고 있으며, 나머지 70여 명은 3곳의 인근 어린이집에 분산돼 수업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집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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