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인근의 마지막 금싸리기 땅으로 불리는 북구 검단공단 인근 자연녹지인'검단들' 개발이 표류하면서 이곳에 LPG 충전소나 공장, 창고를 비롯한 건축물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등 난개발되고 있다.
대구시는 15년전부터 검단들 일대와 인근의 준공업지역 75만㎡에 대구를 대표하는 물류단지를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16년간 방치하자 개발을 기다리다 지친 땅 주인들이 이를 다른 용도로 바꿔 사용하고 있는 것.
대구 북구청의 '검단동 자연녹지지역 건축 허가 현황'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금까지 68건의 건축물이 들어섰다. 2007년에 9건이던 건축물 허가가 2008년 30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에만 14개 건축물이 들어섰다.
20일 대구 북구 검단동 북대구농협 근처의 검단들에는 배추와 파가 심겨진 들판 주변에 풋살 경기장, 버스 전용 LPG 충전소, 고철 처리장 등 수십개의 조립식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반대편인 경부고속도로 남쪽에는 반듯하게 정리된 검단공단이 위치하고 있지만 이곳은 들판과 건축물이 뒤죽박죽돼 있다.
자연녹지인 검단들은 전체 면적이 138만6천㎡에 이르며 소규모 공장, 창고, 주택 등에 한해 제한적인 개발이 허용되면서 최근 5년 사이 각종 건물이 마구잡이식으로 들어서고 있다.
시는 1995년 검단들과 인근 준공업지역(75만㎡)에 물류단지 조성을 계획했지만 사업자가 나서지 않아 포기했다. 이후 미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같은 대규모 위락시설을 고려했다가 검단동 일대가 K2 공군기지 때문에 항공 소음이 크다는 이유로 접었다.
이처럼 검단들 개발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공장 자재를 쌓아두는 창고와 LPG 충전소, 버스 하차장 등 각종 기피시설이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의 개발 계획만 믿고 기다리던 땅 주인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검단들에서 파 농사를 짓는 김수진(63) 씨는"10년 넘게 개발된다는 이야기만 믿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런 진척이 없다"며 "검단공단에서 발생하는 매연탓에 파 농사를 지어도 팔리지 않는다. 대구시가 하루빨리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농민 이돌수(61) 씨는 "검단들 주변에 조립식 건물이 난무하면서 자연배수가 안돼 파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농토로서의 가치도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화 대구시의원은 "검단들에는 건폐율 범위 내에서 창고나 공장용지 등 건축물들이 마구잡이로 들어서는 난개발이 진행 중이다. 대구시가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 남쪽으로 산격동 유통단지가 있고 동쪽으로 이시아폴리스와 검단공단이 있는 검단들을 제대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검단들은 대구의 미래 전략산업에 맞춰 개발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금호강변 일대의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맞춰 검단들 개발도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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