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나경원, 범야권 박원순 후보 진영의 검증 공방이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다. 선거법상 여론조사 발표도 더는 할 수 없는 만큼 지지층 결집과 부동층 공략을 위해 네거티브 전략에만 매달리는 모양새다.
한나라당은 20일 범야권 박원순 후보에 대한 '협찬 의혹' 공세를 강화했다. 김기현 대변인은 이날 1998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친 박 후보의 외국 체류 기간과 지역 현황을 공개하면서 해외여행 경비에 대해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체제비용이 최소한 2억∼3억원은 됐을 것"이라며 "수익 대부분을 기부하며 적은 월급으로 빠듯한 생활을 해왔다는 데 해외체류 경비는 어디서 조달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도 거들었다. 그는 "박 후보가 2004∼2005년, 7개월간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체류했는데 국내 기업으로부터 6천만원을 지원받았다는 제보가 있다"며 "이게 맞다면 범죄에 가까운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스탠퍼드대가 초청을 하고 월 1만달러씩 지원해줘 객원교수로 생활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 측은 나 후보의 도덕성을 정조준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나 후보가 연회비가 1억원에 달하는 강남 소재 고급 피부클리닉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단한 서민의 삶과는 거리가 멀고 한숨짓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나 후보가 변호사 시절인 2003년 수임료를 본인이 아닌 직원 명의 계좌로 받아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도 새로 밝혔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나 후보가 의혹 백화점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 후보 측은 이와 관련, "나 후보가 업무 과다로 극심한 심신 피로가 있을 때 치료를 요청했을 뿐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 진료받지 않았다"며 "허위보도나 매도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후보 측은 앞서 19일 '부친 운영 학교재단의 감사대상 배제 청탁'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두 후보는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TV토론에서도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한나라당의 흑색선전 인신공격으로 큰 고통을 받고, 우리나라 정치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나 후보는 "선거 때마다 누군가는 끊임없이 변화를 새롭게 포장해 유권자를 유혹한다"며 박 후보를 압박했다. 또 나 후보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에 대해 "야권의 주장이 제각각인데 공동정부가 구성되면 과연 한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고 지적하자 박 후보는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으로 뭉쳤다"고 되받아쳤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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