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물건 안 보고도 전화주문"…신광타올 서문직매장 임성호 대표

"유통업자들도 제작과정 알면 거래처와의 신뢰가 두터워집니다."

신광타올 서문직매장 임성호(60) 대표는 평생을 섬유와 함께해 왔다. 임 대표의 첫 직장은 중동지역에 의류를 수출하는 섬유 무역 업체였다. 7, 8년간 회사에 일하면서 방직, 염색 등 섬유관련 공장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웬만한 섬유제품의 제작과정은 훤하게 알고 있을 정도가 됐다. 그러다가 타월을 접하게 됐고 답례품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타월의 사업성을 알아봤다. "섬유관련 공장이란 공장은 다 돌아다니다 타월공장도 가게 됐습니다. 타월 유통을 하면 되겠다는 느낌이 왔고 실제로 20여년이 넘은 지금은 당시 공장 중 타월공장만 살아남았죠."

섬유업체에 근무했던 일은 여러 가지로 타월 유통에 도움이 됐다. 알고 지내던 섬유업체들에 영업을 하는데도 편했고, 공장을 다니며 알게 된 제작과정은 거래처에 신뢰를 쌓는 역할을 했다. "목욕탕이나 숙박업소에 타월을 납품할 때도 제작과정을 설명해주며 이런 제품은 이래서 좋다는 얘기를 해주면 전문가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영업에 많은 도움이 됐죠. 그렇게 하나둘 생긴 거래선들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으니 섬유회사에 근무했던 경력 덕을 톡톡히 봤죠."

임 대표의 가게는 골목에서 가장 빨리 문을 연다. 보통 7시30분이면 문을 여는데 임 대표만의 비결이 있다. 자택이 바로 가게 뒤쪽 골목에 있다는 것이다. 1986년 가게를 열면서 집도 함께 이사를 했다. 집과 가게가 가까워야 더 부지런히 일할 수 있다는 임 대표의 장사철학 때문이다. "손님들은 밤이나 주말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데 집이 멀면 이래저래 핑계를 대서 나오지 않게 되죠. 그래서 문을 닫은 시간에도 손님이 오면 바로 나갈 수 있게 가까이 이사를 왔습니다."

섬유에 대한 노하우와 부지런함 덕분에 임 대표의 가게에는 단골이 많다. 단골들은 물건을 확인하지 않고 전화로 바로 주문을 한다. 임 대표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전화를 받는 임 대표의 목소리는 항상 밝다. "축하할 만한 일이나 기쁜 일에 나가는 물건이다 보니 주문을 하는 분들도 기분이 좋고 물건을 파는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죠. 정년이 없으니 힘닿는 데까지는 일할 수 있고 즐겁게 일 할 수 있고 이만한 직업이 있겠습니까."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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