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한때 500억원대를 바라보던 신용대주 거래가 최근 들어 국내 증시에서 사라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신용대주 거래 잔액은 500만원으로 올해 최대치와 비교했을 때 0.01% 수준으로 급감했다. 신용대주 거래 잔액이 100만원대로 급감한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신용대주거래 잔액은 올 들어 7월까지 꾸준히 증가해 500억원을 뛰어넘을 기세를 보였다. 그러나 7월 13일(472억9천200만원)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3개월 만에 500만원으로 줄었다.
신용대주 거래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주식을 다시 사 차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통상 주가가 하락할 때는 대주가 늘고 상승할 때는 줄어든다. 최근 증시가 상대적으로 안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십분 감안해도 신용대주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용대주 거래가 증시에서 사라진 원인으로 8월 10일부터 시행된 공매도 금지를 꼽고 있다. 금융당국이 유럽 위기에 따른 증시 급락을 우려해 투자자들의 공매도를 막자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대주 거래 자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신용대주 거래 잔액은 공매도 금지가 시행된 8월 10일(252억9천800만원)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도 코스닥시장보다 공매도가 많았던 유가증권시장의 신용대주 거래 잔액이 전혀 없다는 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부각에 따른 변동성 증가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변동성이 늘어나자 투자자들은 혹시 모를 손실에 대한 불안감으로 무리한 투자를 자제하고 있다"며 "특히 그 첫 번째 순위로 그간 가지고 있던 신용대주 부분을 정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 융자는 다시 늘고 있다. 최근 증시가 안도 랠리를 펼치면서다. 지난달부터 하락장에 베팅하는 신용대주 거래가 급감하고 신용거래 융자가 늘고 있는 것은 주가에 희망이 비친다는 분석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용거래 융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그만큼 주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는 개인투자자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용융자거래 잔액의 경우 이달 13일 이후 증가해 나흘 만에 1천억원 이상 늘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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