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산악인 박영석(48) 대장과 함께 실종된 대원 2명이 대구경북 출신인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구대 산악부 OB인 신동민(37) 대원과 안동대 산악부 출신인 강기석(33) 대원은 등산용품 전문업체인 ㈜골드윈코리아의 노스페이스 챌린지팀의 일원으로 안나푸르나 남벽 새로운 길, '코리안 루트' 개척을 위한 초등 등반에 나섰다가 실종됐다.
신동민, 강기석 대원은 현역 중 손꼽히는 전문 산악인이다. 신 대원은 2000년 에베레스트(8,848m) 북릉-북동릉, 2007년 히말라야 로체샤르(8,400m) 남벽, 2008년 에베레스트(8,848m) 남서벽 등반에 성공한 베테랑. 강 대원도 2003년 히말라야 로체(8,516m) 서벽, 2006년 히말라야 로체(8,516m) 남벽, 2008년 파키스탄 가셔브룸 II(8,035m), 2008년 에베레스트(8,848m) 남서벽을 등정한 실력파다.
이들은 실력을 인정받아 이번 원정대에 포함됐다. 박 대장은 2009년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신루트를 개척할 때도 신동민'강기석 대원과 함께 등정에 나서 세계 최초로 '초등'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도 이들 멤버가 이번에 실종된 안나푸르나 남벽 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7,000m 지점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안나푸르나 출발 직전 이들과 만났던 산악인 장병호 대구등산학교장은 "이번에 이들이 시기상 다소 늦은 10월에 등정을 결정한 것도 날씨가 추워지면서 눈사태와 낙석이 많은 9월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고 현지와 직접 통화해 보니 헬기로 현지 베테랑 셰르파 4명을 실종 추정 지점에 급파했는데 눈사태 흔적이 있고 자일(등산용 로프)이 잘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하강(자일을 타고 내려오는 것)하다 눈사태와 낙석으로 자일이 끊어지면서 눈 속이나 크레바스(빙하 틈새)에 갇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러나 자일이 잘린 지점에는 생존해 있을 만한 공간이 없어 현지에선 생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어 너무 안타깝다. 후배들이 제발 살아 있었으면 하는 한 가닥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히말라야에서 숨진 한국인은 60여 명으로, 이 중 2004년 계명대 산악부 출신으로 에베레스트 원정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박무택 대장, 장민 대원 등 대구경북 출신은 10여 명이다.
한편 대한산악연맹은 연맹의 김재봉 전무이사와 노스페이스의 정상욱 상무이사, 김형우 동국대 산악 OB로 구성된 사고대책반을 현지에 파견, 이들의 구조'수색을 지휘하고, 셰르파 4명을 충원하기로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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