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을 알자] 기관지 천식

"증상 좋아졌다고 약 사용 중단 안돼요…" 금방 악화될 수 있어

천식은 치료만 잘하고 관리하면 건강한 사람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는 질환이다. 흡입제는 경구제보다 투여량이 적으며, 작용속도도 빠르고 부작용도 적은 장점이 있다.
천식은 치료만 잘하고 관리하면 건강한 사람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는 질환이다. 흡입제는 경구제보다 투여량이 적으며, 작용속도도 빠르고 부작용도 적은 장점이 있다.

숨을 쉴 때마다 쌕쌕거리는 소리를 내거나 호흡곤란 등을 동반하는 천식 진료환자 수가 연간 23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천식 환자 수는 2005년 226만8천 명에서 2009년 230만2천 명을 기록해 매년 0.37%씩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세 이하가 72만4천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7~12세(28만3천여 명), 60대(21만4천여 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전체 천식환자의 절반 정도가 12세 이하 연령대에서 발생했다. 천식으로 인한 전체 진료비도 2005년 2천694억원에서 2009년 3천326억원으로 1.2배 늘었고, 공단이 부담한 급여비도 1.7배나 증가했다.

◆지속적 관리 안 하면 약도 안 들어

천식은 알레르기 같은 원인물질 때문에 기도에 염증이 생기고,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기관지 과민반응을 보여 기관지가 좁아지고 결국 기침, 객담(가래), 호흡곤란이 생기는 질환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기도의 염증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기도가 굳어져서 천식약제에도 치료 반응이 좋지 않게 된다는 것. 이 때문에 미리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기관지천식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있다. 두 가지 요인이 서로 상호 작용해 천식이 생긴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동물의 털, 음식물 등이 있다. 최근엔 패스트푸드, 과자류 등을 많이 먹다 보니 방부제, 착색제 등으로 사용되는 이산화황에 의한 천식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점이다.

중요한 3대 증상은 기침, 천명음, 호흡곤란이다. 기침은 저녁에 발작적으로 생기는 것이 특징. 천명음은 기관지가 좁아져 숨을 들이마시거나 내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를 말한다. 증상은 개인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어떤 환자는 기침만 하기도 하고, 일부 환자는 감기로 악화되며, 어떤 사람은 평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기침, 호흡곤란, 천명음이 있으면 일단 천식을 의심해봐야 한다. 먼저 기관지확장제 반응 폐기능검사를 하고, 이 검사로도 진단이 되지 않으면 기관지천식 유발검사를 해야 한다.

◆치료약 중 흡입제가 경구제보다 더 뛰어나

치료의 원칙은 천식의 근본 원인인 염증을 치료하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항염증제를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항염증제는 스테로이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완화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는 염증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기관지를 일시적으로 확장시키는 것이다. 증상이 있을 때만 흡입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원칙은 원인물질을 피하는 것.

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 환경관리, 면역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에는 흡입제, 경구제, 분무제가 있다. 환경관리는 원인물질을 피하는 것이고, 면역치료는 평소에 조금씩 원인물질을 피부로 주사해 면역이 생기게 하는 치료법이다.

약물치료의 경우, 흡입제(들이마시는 약)가 경구제(먹는 약)보다 효과가 더 뛰어나다. 흡입제는 경구제보다 투여량이 적으며, 작용속도도 빠르고, 부작용도 적다. 아울러 기관지에 직접 작용한다. 그러나 경구제는 입으로 삼키면 저절로 우리 몸이 알아서 작용을 해주지만 흡입제는 효과적으로 흡입해야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이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먹는 약을 선호하지만 실제로는 흡입제가 훨씬 중요하고 효과도 뛰어나다. 이를 잘 모르는 경우가 아직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항염증 치료제는 천식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다. 천식은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근본 치료는 항염증제다. 항염증제 중 가장 효과적인 약제는 스테로이드. 먹으면 당뇨, 고혈압, 골다공증, 피부 멍, 비만 등과 같은 치명적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흡입제로 사용하면 이런 부작용이 거의 없어진다. 사용 시 주의할 점은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 않고, 며칠에서 몇 주가 지나서야 나타나기 때문에 꾸준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 항염증제를 잘 사용하면 완화제 사용빈도도 줄일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스테로이드를 흡입하는 경우에 목 안이나 후두에 약이 남아 있어서 물로 헹구어내지 않으면 쉰 목소리가 나고, 칸디다와 같은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흡입 후에는 반드시 입안을 헹궈내야 한다. 영남대병원 호흡기내과 이관호 교수는 "천식 치료의 기본이 되는 항염증제를 불규칙적으로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으면 기관지가 굳어져 어떤 천식약제에도 효과가 없게 된다"며 "천식은 치료만 잘 하고 관리하면 건강한 사람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집먼지 진드기를 없애는 것도 중요

천식 반응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집먼지 진드기다. 먼지에 기생하는 집먼지 진드기의 분비물이나 떨어져나온 단백질 등을 장기간 흡입하면 천식이 생길 수 있다. 먼지 1g당 100마리 이상이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카페트 1㎡당 200만 마리 이상 살고 있다. 집먼지 진드기를 줄이려면 카페트 대신 비닐, 가죽이나 유사제품으로 바꾸거나 습도가 너무 높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진공청소기는 일시적으로 집먼지 진드기를 줄일 수 있으나 없앨 수는 없다.

흡연은 천식을 일으킬 수도 있고 악화시킬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천식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효과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천식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치료를 받아도 천식이 악화될 수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바로 감기다. 감기가 오면 기관지염증이 악화돼 기관지가 수축하고 호흡곤란이 더 심해진다. 이 밖에 스트레스, 알레르기 물질 노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운동은 따뜻하고 습한 운동, 즉 수영이 가장 안전하다. 반대로 차고, 건조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운동은 가장 좋지 않다.

소아 천식은 30~40%, 성인 천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20% 정도에서 완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완치되지 않더라도 항염증제 등으로 치료를 잘 받으면 건강한 사람들과 똑같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약 사용을 중단해선 안 된다는 것. 치료를 중단하면 천식의 염증반응이 계속 진행돼 감기에 걸리거나 원인물질에 노출되면 금방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좋아져도 꾸준히 항염증제를 사용해야 한다. 증상이 좋아지면 용량을 줄여서 사용해도 좋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자료제공:대구경북권역 호흡기전문질환센터(영남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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