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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어린이 '사이언스 투어'] <7>울진 평해초교, 안동 나들이

전통문화 알고봤더니 특별한 재미 무궁무진

산림과학박물관을 방문한 어린이들은 산과 나무, 동식물의 소중함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고 했다. 박승혁기자
산림과학박물관을 방문한 어린이들은 산과 나무, 동식물의 소중함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고 했다. 박승혁기자

"여러분, '사이언스 GB 투어'는 경상북도와 매일신문사가 함께 마련한 행사입니다. 매일신문은 태어난 지 65년 된 대구경북의 대표 일간지로…."

행사 취지와 신문사 소개를 이어가던 기자에게 어린이들은 "에이, 내년에 100살 되는 우리 학교에 비하면 (신문사는) 아직 어린애네요. 나이 자랑하려면 적어도 100살은 돼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어린이들의 웃음이 터졌다. "매일신문이 100살, 200살, 300살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이 많이 사랑해달라"는 부탁의 말에 어린이들은 미소로 대답했다. 평해초등학교 5, 6학년 33명의 어린이들과 안동 지역을 둘러보는 1박 2일의 사이언스 GB 투어는 이렇게 시작됐다.

안동으로 향하는 굽은 길에 멀미를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최신 유행곡이 담긴 뮤직비디오를 틀어주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노래를 따라 부르며 신나는 분위기를 이어갔다.

첫 견학지인 안동민속박물관에 도착한 어린이들은 관혼상제의 일상의례와 학술제도, 민간신앙 등을 알리는 전시품이 따분하다는 듯 빨리 다른 곳으로 가자고 재촉했다.

나희준(5년) 군이 "눈으로 보기만 하니까 지루해요. 맘껏 만지고 뛰어놀 수 있는 곳으로 가요"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인솔에 나섰던 정승철(39) 교사가 전시품의 용도를 하나씩 설명하며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안동찜닭으로 점심식사를 한 뒤 발길을 옮긴 곳은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린 하회마을. 기품 있는 고택과 세월의 무게를 얹은 고즈넉한 토담 사이로 보이는 낙동강의 정취에 어린이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정자, 서원, 노송 등 하회마을에 담긴 세상을 맘껏 담아내려는 학생들의 힘찬 발걸음에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한쪽에 마련된 민속놀이 체험 공간에서는 그네타기와 널뛰기를 즐기고, 강에 정박해 있는 나룻배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뱃사공으로 분해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걸음이 불편한 황성규(5년) 군과 감기에 걸린 이진우(6년) 군이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는 김민지(6년) 양의 배려에, 이창민(5년) 군이 "하회마을 이야기를 다녀온 것보다 더 재밌게 전해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안건(6년) 군은 "하회마을의 아름다움을 보며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울진에도 금강소나무가 좋은 평가를 받아 세계문화유산에 올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을 나선 어린이들의 흥은 숙소인 안동예절학교에서도 이어졌다. 저녁 식사와 야식으로 에너지를 채운 학생들은 베개싸움 등으로 진을 뺐지만, 자정을 넘어서도 한참을 재잘거렸다.

피곤할 법도 한데 해가 뜨기도 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어린이들은 다음 일정에 대해 물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어린이들의 기대감은 헛되지 않았다. 전통문화콘텐츠 박물관을 찾은 학생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바쁘게 움직였다. 놋다리 연주놀이에 빠진 어린이들은 서로 신기록을 세우겠다며 발판을 힘차게 굴렀다. 우리 옛소리 듣기와 박물관이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과거시험 보기 등의 코너가 학생들에게 인기를 누렸다.

안재현(6년) 양은 "안동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다양한 체험을 하며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왕건과 견훤이 싸웠던 고창전투를 소재로 한 4D 입체영상을 구경한 학생들은 정교한 현실감에 환호성을 질렀다.

어린이들은 가파른 오르막길에 위치한 산림과학박물관을 보기 위해 성규의 휠체어를 함께 밀었다. 어린이들은 이곳에서도 입체영화관에서 큰 재미를 느꼈고, 김동연(5년) 군은 "산과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한국국학진흥원에 도착한 학생들은 지쳐 보였지만, 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놋타구의 용도는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이곳을 방문한 어린이 중에 맞힌 사람은 없습니다"라는 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지자, 어린이들은 승부욕에 불타 갖가지 추측을 쏟아냈다.

'침 뱉는 그릇'이라는 용도를 끝내 맞히지는 못했지만, 학생들은 투어의 마지막을 아쉬워하듯 곳곳을 열심히 둘러보았다.

울진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성규 군은 "몸은 불편했지만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울진의 많은 친구들에게도 매일신문사가 좋은 경험을 선물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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