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헉! 24일 휴가 내놨는데… 31일 잠실응원 무산

한국시리즈 일정 연기 해프닝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25일로 하루 연기되면서 휴가를 계획했던 직장인들이 휴가 날짜를 재조정하는 등 갖가지 해프닝이 속출하고 있다.

허탈해 하는 사람들은 24일 1차전에 맞춰 휴가를 내고 대구야구장을 찾으려던 타지역 삼성 팬들.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던 신모(37'서울 방배동) 씨는 24일 고향에서 열리는 1차전을 현장에서 보려고 21일 직장에 휴가원을 제출했다. 대구야구장을 찾아 고향 친구들과 삼성 승리를 목이 터져라 외칠 생각이었다는 것. 하지만 22일 비로 플레이오프 SK 대 롯데 경기가 취소되면서 한국시리즈 1차전마저 순연돼 대구를 방문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 신 씨는 "대구에 있는 고교 친구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아 삼성을 응원하려고 단단히 마음먹었는데 경기가 연기됐다"며 "경기를 보고 싶어 어쩔 수 없이 하루 더 휴가를 냈는데 직장 상사 눈치에 너무 신경이 쓰인다"고 털어놨다.

직장인 윤병현 씨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는 25일부터 외국으로 출장을 가게 돼 24일 1차전을 현장에서 보려고 벼르고 별렀던 것. 윤 씨는 "그동안 얼마나 손꼽아왔던 한국시리즈인데 지금은 절망감에 빠져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38) 씨는 "월요일 한국시리즈 1차전 때 오전 영업만 하고 문을 닫겠다고 가게 종업원들에게 이미 얘기를 다 했는데 연기돼 어려움이 많다. 화요일은 단체 손님이 예약돼 있어 결국 TV 중계 시청으로 대신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꽃 가게를 운영하는 최모(48) 씨도 "월, 화요일 경기 일정에 맞춰 물건 주문을 했다가 부랴부랴 조정을 했다. 그래도 "삼성이 이기는 게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며 경기가 열리기만을 기대했다.

애초 일요일인 30일 예정됐던 5차전도 31일로 연기되면서 야구팬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휴일이라 KTX를 타고 잠실야구장을 찾으려던 계획이 무산된 탓이다. 안모(36'대구 만촌동) 씨는 "30일이 일요일이어서 서울에 직접 갈 계획이었는데 하루 연기되면서 TV로 볼 수밖에 없게 됐다"며 "운 좋으면 삼성 우승 현장에 있을 수도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경기 일정의 연기로 불만을 쏟아내는 네티즌들의 글이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임지원'이라는 야구팬은 "일요일인 30일에 열리는 5차전에 생애 처음으로 잠실야구장을 찾기로 했는데 31일로 연기돼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적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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