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G 스마트폰의 몰락, 너무 빠른거 아냐?

'LTE폰 등장으로 구형이 된 3G스마트폰'.

윤영수(31) 씨는 인터넷을 검색하다 속 쓰린 경험을 했다. 윤 씨가 매달 단말기 할부금을 내면서 사용하고 있는 모토로라의 스마트폰을 공짜폰으로 팔고 있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 구입한 윤 씨의 스마트폰은 4만5천원 요금제에 2년 약정으로 매달 1만원 정도의 단말기 할부금을 내고 있지만 현재는 같은 조건이면 무료로 기기를 받을 수 있다. 윤 씨는 "구입하면서 판매원으로부터 스마트폰의 스펙이 최고수준이라 쉽게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를 듣고 사서 인터넷 가격을 보고 화가 났다"며 "한 사이트에선 7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곳도 있었다"고 한탄했다.

4G LTE(롱텀에볼루션) 휴대폰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3G 스마트폰들의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현금을 지급하기도 해 일명 '마이너스폰'도 등장했다.

LTE 가입자는 전국 6만 명을 넘어섰고, 대구지역은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LTE를 이용할 수 없음에도 휴대폰 대리점에 연일 가입자가 줄을 잇고 있다. 동성로 한 휴대폰대리점 점원은 "대구에서는 아직 본격적으로 LTE를 이용할 수 없다는 설명을 하지만 손님들이 기왕이면 신형폰을 선호하면서 최근에는 LTE 가입자가 전체의 절반 정도"라고 말했다.

4월에 출시된 '갤럭시S2' 가격은 '갤럭시S2 LTE' 출시 이후 할부원금이 20만원 이상 하락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아직 정상가를 받는 곳들이 많지만, 많은 온라인 판매처에서는 KT, LG유플러스 등 두 통신사를 통해 갤럭시S2를 사면 출고가 84만7천원에서 최대 30만원까지 원금을 할인해준다. 갤럭시S가 출시 10개월 만에 기기원금이 20만원 정도 하락된 것과는 달리 빠르게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다른 3G 스마트폰들은 하락 속도가 더 빠르다. 지난 4월 SK텔레콤, KT 등의 통신사에서 출시된 모토로라 아트릭스의 경우 출고가가 86만9천원이었지만 KT에서 현재 2년 약정에 4만5천원 이상의 요금제를 이용하면 기기를 공짜로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에서도 2년 약정에 기기원금이 19만원으로 출고가에서 80% 가까이 가격이 하락했다.

소니에릭슨의 신제품 엑스페리아 레이의 경우 10월 초에 출시됨과 동시에 기기원금이 10만원 정도인 공짜폰이 됐다. 엑스페리아 레이는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나오긴 했지만 LTE폰 공세에 맞물려 공짜폰 신세가 된 것.

몇몇 온라인 매장에서는 스마트폰 보조금 과열로 인한 '마이너스폰'도 등장했다. 휴대폰 기기원금을 할인해주는 대신 그 이상의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최대 5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곳들도 생기면서 실제 휴대폰 기기원금 가격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다.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는 "최근에 출시된 3G 스마트폰의 상당수는 10월 들어 기기값이 크게 내렸고 실제로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반 이상이 LTE폰을 찾고 있다"며 "인터넷의 경우 인건비, 임대료 등의 부가 비용이 들지 않아 추가 보조금을 지급해 마이너스폰까지 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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