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에 파견됐던 대구시내 모 구청 사무관 A씨는 대회 종료 후 복귀한지 한 달이 넘었지만 보직을 받지 못했다. A씨에게 맡겨진 업무는 구청 현안 연구지만 딱히 A씨가 내놓아야할 결과물이나 업무 목표는 없다. 동 주민센터로 발령받은 구청 6급 주무관 B씨의 업무도 주민자치센터 운영과 청소 등이다. 교통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았던 한 7급 담당관도 익숙한 업무와는 거리가 먼 재활용품 관리 일을 하고 있다.
세계육상대회 조직위에 파견됐다 복귀한 구청 공무원들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조직위에 1년 이상 파견됐다 복귀한 각 구청 직원은 모두 40명으로 1년에서부터 2년9개월간 일했다. 이들은 억지로 업무를 나눠 맡거나 직급에 맞지 않는 임시 보직을 전전하고 있다.
1년 이상 구청 외부로 파견될 경우 결원을 보충할 수 있는 별도 정원으로 관리된다. 장기간 자리를 비워둘 수 없었던 각 구청은 후속 인사를 하면서 복귀자들의 자리가 없어진 것. 실제 파견 전 근무지로 돌아간 직원은 구청당 1, 2명에 불과하다.
한 구청 사무관 B씨는 올 연말까지 두 달짜리 팀장직을 맡았다. 명색은 주민 홍보와 관련한 태스크포스(TF)팀이지만 실제 업무는 별다른 게 없다. 6급 주무관인 또 다른 직원도 보직이 없어 생소한 광고물 관련 업무를 임시로 맡고 있다. 모 구청 동 주민센터의 경우 기존에 2명이 하던 업무를 조금씩 나눠 복귀한 직원과 업무를 분담했다. 파견에서 돌아온 대구시내 모 구청 공무원은 "육상대회를 준비하며 많은 고생을 했는데 막상 돌아오니 앉을 자리가 없어 황당하다"고 털어놨다.
각 구청은 인력 활용을 위해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다. 대구 중구청은 파견에서 돌아온 직원 3명으로 아예 새로운 TF를 구성했다. 정기 인사 발령 전까지 각 부서에서 추진하던 도심 활성화 사업을 빼내 업무를 이관한 것. 수성구청도 단독주택가 등 저층 밀집지역 6개소의 환경 정비와 기반시설 확충 등을 추진하는 해피타운프로젝트팀에 복귀 직원 3명을 배치했다. 구청은 정년 퇴직이나 명예 퇴직 등 결원이 생기기 전까지는 마땅한 자리가 없어 임시 업무를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구시 한 구청 인사 담당자는 "복귀자들의 보직과 업무 분담은 다음 인사 때 할 수밖에 없다"며 "올 연말까지 해결이 되면 좋겠지만 인사 적체가 풀리지 않으면 1년 이상 임시 업무를 맡길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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