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팀이 경기에서도 이기고, 시민들의 질서의식도 빛난 오늘은 '대구승리의 날'입니다".
25일 오후 9시 30분쯤 대구시민야구장 앞.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삼성이 승리한 후 경기장을 빠져나온 한 무리의 팬들이 북을 두드리며 '최강 삼성', '삼성 우승'을 외쳤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20대의 대학생과 30대 직장인 20여 명은 "비록 1차전이지만 지난해 참패를 설욕해 너무 기쁘다"며 "삼성 우승 앞으로!"를 목청껏 외쳤다.
이에 앞서 오후 3시 대구시민야구장.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시작 시간이 3시간이나 남아 있었지만 수백명의 야구팬들은 들뜬 표정으로 입장을 기다렸다. 시민들은 500m가량 줄지어 선 채 경기가 시작된 오후 6시를 넘겨 7시까지 입장을 계속했지만 질서정연하게 구장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장 안에서도 야구팬들이 내뿜는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1만여 명의 양팀 관중들은 막대 풍선, 대형 깃발, 북, 꽹과리 등의 응원도구를 든 채 '최강 삼성', 'OK SK' 등을 목청껏 외쳤다.
'최형우'라고 적힌 LED 피켓을 들고 응원하던 이영난(38'여'구미시 오태동) 씨는 "작년엔 입장권을 못 구했지만 이번엔 가족과 함께 올 수 있어서 기쁘다. 야구 선수가 꿈인 아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큰 목소리로 '최형우 파이팅'을 외쳤다.
외국인 야구팬도 경기장을 찾았다. 중국인 유학생 류양(25'여) 씨는 "한국인 대학 친구들과 함께 야구장에 들렀다"며 "경기 내내 소리도 지르고 웃을 수 있는 한국의 프로야구 응원문화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군 복무를 위해 대구로 온 주한미군 존 심슨(26'하사) 씨는 "한국에서 야구 결승전을 지켜볼 수 있어 행복하다. 선발 투수 매티스가 미국인이어서 그런지 더욱 기분 좋다"고 '삼성 우승'을 외쳤다.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도 장외에서 응원에 힘을 보탰다. 구본명(40'북구 읍내동) 씨는 "표가 한 장 모자라 아내와 아들은 야구장에 들여보내고 혼자 경기장 바깥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보며 응원하게 됐지만 즐겁다"고 했다.
야구팬들의 시민 의식도 빛났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은 물론 경기가 끝난 후에도 야구장 인근 도로엔 많은 차량이 몰렸지만 무질서는 없었다. 또 경기장 안에는 인터넷 입장권 예매사에서 나온 'G마켓 맨' 10여 명이 경기장 곳곳에 자리를 잡고 관중들에게 비닐봉지를 나눠주고 쓰레기통을 비치했다. 경기가 끝난 후 야구팬들은 먹은 음식 등 쓰레기를 비닐에 담아 되가져가는 등 수준 높은 시민 의식을 보여줬다. 야구장 인근 상인 박모(56) 씨는"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 이후 쓰레기 처리나 줄서기, 교통 질서 등 시민들의 행동과 의식 수준이 한층 높아진 것 같다"며 "오늘 경기만 봐도 육상대회의 값진 경험치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백경열'황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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