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보는 한의학] 축농증

인체 상부로 열이 몰려 발생…하체·심폐력 강화 운동 도움

축농증은 말 그대로 농(膿)이 코 안에 축적된다는 뜻이다. 의학 용어로는 '부비동염'이라고 한다. 코 안에는 코의 기능을 도와주는 미로와 항아리처럼 생긴 동굴들이 있는데 이것이 부비동이다. 축농증은 부비동에 감기나 인플루엔자, 충치, 외상, 수영 등으로 염증반응이 생겨 잘 발생한다. 코감기는 치료가 적절히 잘 됐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잘못 방치하면 증상이 반복되면서 축농증으로 발전하기 쉽다. 또 알레르기성 비염도 축농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축농증이 자주 재발하면 코점막 기능이 많이 떨어져서 만성 축농증이 되기 쉽다. 만성 축농증이 되면 감기처럼 열을 동반하지 않고 전신증상이 없이 누런 코가 앞으로 흘러나오거나 목 뒤로 코가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을 보인다. 그 때문에 목안에 늘 가래가 찬 느낌이 든다. 특히 아침에는 콧물이 목구멍으로 더 많이 넘어가고 캑캑거리는 기침을 하고, 소아의 경우에는 코가래가 목구멍을 자극하여 토하기도 한다. 어린이의 경우에는 잘 때 기침을 하거나 코가 막혀 수면장애를 유발하고 이는 잠 잘 때 나오는 성장호르몬 분비를 막아 성장부진을 유발할 수도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는 집중력저하로 학습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축농증을 비연(鼻淵)이라고 하는데 누런 콧물이 코에 고인 모습을 코안의 연못이라 표현한 것이다. 축농증은 폐열(肺熱), 풍열(風熱)이 주원인이 된다. 폐열과 풍열은 주로 인체 기혈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인체 상부나 두면부에 열이 울체돼 많이 생긴다. 인체는 기혈과 열이 골고루 분포해야 하는데 인체 상부로만 너무 몰린 것이다.

왜 인체 상부로 열이 몰리는 것일까? 현대인의 생활에 답이 있다. 늘 앉아 있으며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 머리로만 기혈이 몰리고 인체의 다른 부위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과긴장된 상태를 풀어야 한다. 어깨나 목 가슴 등의 상체는 스트레칭으로 자주 풀어주고, 하체근육을 기르고 심폐력을 기를 수 있는 줄넘기, 등산, 축구, 농구 등의 구기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 코 상부에 양 눈썹 사이와 콧방울 옆의 얼굴 부위를 가볍게 지압하는 것도 코막힘에 도움이 된다.

적극적인 치료도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한약 코세정법, 외용제 비강 도포법 등 외치요법과 침구치료, 한약요법 등을 병행해 증상이나 체질에 따라서 맞춤치료를 한다. 무엇보다 평소 잘먹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 적절한 운동으로 체력관리를 해야 한다.

김주봉 코끼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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