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끝까지 손해 보지 않겠다는 카드회사들

신용카드회사들이 다음 달부터 회원에 대한 포인트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또 할인 및 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기 위한 신용카드 사용액도 올리고 각종 부가 서비스도 줄이기로 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 부담을 회원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이다. 끝까지 손해 보지 않겠다는 이기주의가 그대로 묻어난다. 올해 카드사의 순익은 1조 4천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카드 회원에 대한 할인 및 포인트 혜택은 마케팅을 위한 것이다. 고객을 그러모으기 위해 카드사 스스로 취한 전략이지 회원들이 요구한 것이 아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감소한다면 광고비나 모집인 비용을 줄이거나 결제승인대행(VAN)을 거치지 않는 직접결제시스템으로의 전환 등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해결할 일이지 회원에 대한 혜택 축소로 만회할 일이 아니다. 카드사가 소비자를 '봉'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할 수는 없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터넷 포털 등을 통해 소비자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고 한다. 이런 반발을 무시하고 그대로 밀어붙였다가는 1만 원 이하 소액 카드 결제 거부 허용, 가맹점에 대한 과도한 수수료 문제에 이어 카드사는 또다시 회원 혜택 축소로 거센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

더 한심한 것은 이를 용인하고 있는 금융 당국의 태도다. 신용카드 혜택이 카드 과다 발급의 원인이라는 점에서 포인트 혜택 축소는 일정 부문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견강부회도 이 정도면 수준급이다. 포인트 혜택을 줄이는 것은 카드사 스스로 카드 발급을 줄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맹점 부문의 수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금융 당국은 소비자 우선의 금융 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사고와 자세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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