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나비축제 29만 명'-'문경사과축제 151만 명'.
문경사과축제가 대한민국 대표 축제를 누르고 방문객 신기록을 수립한 데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문경시는 이달 8일부터 30일까지 문경새재도립공원에서 열린 문경사과축제에 사상 최대인 151만 명이 다녀갔으며 사과 판매 수익도 사상 최대인 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의 발표대로라면 문경새재 한 해 관광객이 대부분 사과축제 기간에 몰렸고, 대한민국 대표 축제인 함평나비축제보다 5배나 많은 사람들이 축제장을 찾은 셈이다.
하지만 시의 발표에 축제 참여 농가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번 축제가 사과 출하 시기와 전혀 맞지 않아 판매부스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는데 무슨 소리냐는 것이다.
축제 기간 내내 지정부스에서 사과를 팔았다는 이모 씨는 "축제장에서 판 사과는 넉넉잡아 15억원 정도로 참여 농가들이 추산하고 있다"며 "택배 영수증을 집계해도 지난 축제보다 많이 줄어든 것이 드러나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문경새재 관리사무소가 밝힌 2007년 문경새재관광객은 99만4천770명이며, 2008년에는 155만480명이었다. 같은 해 사과축제 방문객은 56만 명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때도 방문객 부풀리기 논란이 일었다.
관리사무소는 지난달 문경새재 관광객은 20만 명이라고 밝혔다. 문경새재를 단순히 방문한 관광객까지 합쳐도 이번 축제는 대단한 '뻥튀기'가 아닐 수 없다.
시청 직원은 '선의의 거짓말'이니까 이해해 달라고 했는데, 선의의 거짓말에도 한계가 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새빨간 거짓말'이다.
지역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노력한다는데 이해하지 않을 시민은 없다. 하지만 치적 홍보에만 치우쳐 농가들의 실정을 왜곡하면서 기만하는 행위는 자칫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4년 연속 대한민국 최우수 축제로 치러진 올해 함평나비대축제는 29만4천여 명의 관광객과 7억6천여만원의 입장료를 올렸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도 17일 동안 30만 명이 방문했다고 함평군은 구체적 수치를 공개했다. 100만 명이 축제장을 찾았다고 부풀려도 믿어줄 정도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축제인 것이다.
주민들은 "사과축제에 151만 명이 몰렸다는 '새빨간 거짓말'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함평군의 솔직한 행정이 신뢰감을 주면서 나비축제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는 것 같아 큰 아쉬움이 남는다"고 입을 모았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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