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쁠수록 느긋하게' 수능시험 일주일 남짓 남은 시점

수능시험을 일주일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수험생, 학부모의 최대 관심은 온통 난이도에 쏠려 있다. 일반적인 견해로는 9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만점자가 1% 넘었던 언어(1.96%)와 수리(가 1.53%, 나1.95%)는 다소 어렵게 출제될 수 있고, 만점자가 0.32%였던 외국어는 좀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난이도는 신만이 알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이런저런 정보에 예민한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

일정 점수가 넘으면 모두에게 동일한 자격을 주는 운전면허 학과시험 같은 절대평가에서는 난이도와 점수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수능시험은 전국 수험생들을 점수에 따라 한 줄로 세우는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엄밀한 관점에서 볼 때 난이도와 점수는 별로 의미가 없다. 원점수 100점 만점에 70점이 전국 최고점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상대적인 위치를 알려주는 백분위와 표준점수만 의미를 가진다. 내가 쉬우면 남도 쉽고,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렵다. 난이도에 상관없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만 하면 된다.

수능시험이 다가올수록 대다수 수험생들은 시간이 없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개념과 원리를 다시 확인하고 다지기보다는 체계 없이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하는 경향이 있다. 기본 개념의 확인과 연결되지 않는 문제풀이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지금까지 치른 각종 시험 문제와 공부했던 교재를 다시 훑어보며 틀렸던 문제, 소홀히 했던 단원, 확실하게 몰랐던 부분 등을 확인하며 다지는 것이다. 수학, 과학은 틀렸던 문제를 눈으로만 확인하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직접 풀어보아야 하며, 사회과학탐구는 틀린 부분 주변의 내용과 개념을 폭넓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언어영역은 틀린 과정, 즉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 심리적 요인을 분석해 보면 많은 도움이 된다. 외국어는 기본 어휘나 자주 출제되는 어법 등을 다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능 시험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수능 이후의 수시 논술을 걱정하는 학생들이 많다. 지금은 최저학력기준 통과와 수능성적우수자 우선선발 요건 등을 충족시키기 위해 오로지 수능에만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수능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수시에도 유리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일주일은 짧지 않은 시간이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집중하면 올 한 해 공부한 내용을 모두 읽어볼 수 있다. 마음이 바쁠수록 여유를 가지려고 애쓰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윤일현(지성학원 진학지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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