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새로운 문화실천 '예술경영'

'예술경영'이라는 말이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생소한 단어로 들리지 않는다. 예술경영이라는 말에는 아름다움과 멋이 느껴진다. '예술'과 '경영'이 접목된 학문으로 우리가 이전까지 알던 경영학과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학문이다. 무엇보다 창의성이 중시되는 예술을 일반경영이론에 대입시킨다는 것이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요즘 예술을 전공한 사람들은 물론 다양한 계층에서 이 분야로 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최초의 예술행정가 겸 예술경영자인 '디아길레프'는 예술인도 아닌 그냥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유럽 예술계에 엄청난 충격을 일으키며 파리에서 최초로 1906년 러시아미술전을 열었고 1909년 러시아 최고의 무용수로 구성된 발레 륏스(Ballet Russe)의 첫 공연을 열었다. 디아길레프는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겼으며 그의 행동이 예술경영의 시작이 된 셈이다.

흔히 21세기는 문화의 시대 또는 문화예술경영의 시대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경제가 성장하면 시민들의 문화의식 또한 함께 성장하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의 예술경영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이미 체계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예술경영은 이론적 바탕과 전문성, 그리고 실전에 적용될 수 있는 실용성(practicalitice)을 두루 갖추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이론을 적용해 우리 현실에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현실과 맞지 않아 시행착오를 겪어오면서 지금은 예술경영이 우리나라에 정착되어가고 있는 단계다.

사실 예술경영이라는 학문은 다학문적(Interdisciplinart) 성격이므로 쉽게 전공하기는 어려운 학문이다. 예술에 대한 지식은 기본적으로 깔렸어야 하며 행정학, 경영학, 경제학, 마케팅, 공연기획, 전시기획, 재무관리, 미학 등을 알아야만 한다. 예술을 경영이라는 학문과 접목시켜 새로운 학문으로 정립시키고 서구에서 받아들인 학문을 토대로 우리의 현실에 맞게 정립시켜 새로운 학문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필자는 알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예술경영에 대한 엄청난 관심과 의욕을 보이는 게 사실이다. 많은 대학에서 앞다퉈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일부 대학에서는 학부에 예술경영학과를 둬 전문예술경영인으로 키우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예술경영이라는 학문이 하나의 트렌드처럼 쉽게 인식되었다 사라지는 학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문화실천'을 수행하는 예술경영의 면모가 필요한 시기다.

이정희(예전아트센터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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