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국 시리즈 우승한 삼성에 거는 기대

삼성 라이온즈가 4승1패의 전적으로 SK 와이번스를 꺾고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1986년 전'후기 통합 우승 이후 5번째이자 2006년 이후 5년 만의 우승이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에서 선수, 코치를 거쳐 감독까지 오른 첫해에 우승을 차지해 더욱 큰 영광이 됐다.

삼성의 이번 우승은 의미가 크다. 어느 때보다 자력 우승이라는 의미가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목말랐던 삼성은 2000년대 초 김응용, 선동열 감독을 영입해 한국시리즈를 3번이나 제패했지만, 돈을 앞세워 대형 선수와 감독을 영입해 일궈낸 우승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삼성은 지난해 류중일 감독을 전격 선임했다. FA를 통한 스타 선수 영입 지양을 선언하고, 2군 양성에 나섰다. 장기적으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 한국시리즈 패권에 도전한다는 구상이었다.

시즌 개막 때만 하더라도 삼성은 잘해야 4강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철벽 계투진을 중심으로 투타의 균형을 이루면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정규 시즌 1위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위기 때마다 집중력을 발휘해 초중반 1, 2점차의 승부를 끝까지 지켜냈다. 2군에서 충실한 조련을 받은 선수들의 정신력과 친화력에 바탕한 류중일 감독의 지도력이 거둔 성과였다.

삼성은 이번 우승으로 롱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주전 대부분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전성기이고, 2군을 잘 키우는 팜 시스템(Farm System)도 어느 구단보다 잘 갖췄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좋은 성적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지역 팬들이 삼성에 거는 기대는 크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넘어 모범적인 선수단 운영과 시스템 선진화로 늘 자랑스러운 국내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우뚝 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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