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단 '제2창립 선언식' 일부 소란속 진행
한국철도시설공단이 1일 대전 본사에서 연 '제2창립 선언식'이 노조 등 일부의 반발로 다소 소란스런 가운데 진행됐다.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공단이 현재 처한 경영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새로 태어날 것을 다짐하는 자리였지만 그 동안 잘못된 업무수행으로 문제를 일으킨 간부 등 직원들의 '자아비판' 및 노사간 합의되지 않은 임금 반납 등이 거론되면서 소란이 일었다.
'경영위기에 대한 자성' 순서에서 20명의 간부 등이 단상에 올라 각각의 잘못된 업무 수행에 대한 과오를 발표하자 행사장은 술렁였다.
급기야 노조 관계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했고, 일부 참석자들이 박수로 호응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여기가 공산당이냐"는 질타까지 나왔다.
논란을 빚은 '자성의 시간'은 행사 준비과정에서 제외하거나 방식을 바꾸자는 건의가 있었지만 그대로 강행됐다.
현장에 있던 한 직원은 "지난 8월 부임한 김광재 이사장의 그동안 방만했던 경영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나 지적이 타당하고 공단 개혁에 대한 생각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오늘은 잘못된 점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향후 비전과 방향 등을 알리고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경영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인식없이 허술한 업무 처리와 부실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돌리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김 이사장은 앞서 지난달 부장 이상 간부의 11.3%인 28개 직위를 폐지·통합하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차장 이상 전 직원에게 희망 직위에 대한 직무수행 계획서를 제출토록 해 선임하는 '전(全) 간부직 공모제'를 실시하는 인사혁신을 단행했다.
통폐합으로 발생하는 직위별 초과 현원과 무보직자는 수익원 발굴 임무를 수행하게 하거나 창의혁신 연구조직을 구성해 현안 해결 및 공단발전 방안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다.
이런 배경에는 그동안 방만했던 공단 경영상황에 대한 총체적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신경주역, 울산역의 선로전환기·분기기 장애를 9개월 동안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고, 과잉 설계와 예산낭비 등 비효율적 투자에도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는 무사안일, 터널내 각종 안전사고, 3년간 청렴도 최하위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
게다가 지난해까지의 누적 부채가 17조원에 달하고 올해부터 채권 만기도래가 늘어 하루 이자만 23억원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잇단 개혁 조치가 조직내의 무한 경쟁을 예고하며 임직원들의 불만과 반발이 분출되고 있어 '조속한 조직 안정'이라는 또 하나의 과제도 안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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