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는 제2의 고향…멀리 있더라도 대구FC 응원" 이영진 감독

지난달 31일 갑작스럽게 대구FC에서 계약 해지된 이영진 감독이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지만 구단이 옵션에 따른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단이 결과(12위)에 만족하지 못한 것 같다. 실제 결과를 냉정하게 볼 필요도 있다. 현재의 전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선 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은 "12위에 만족하는 감독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시즌 막판에 경기를 압도하면서도 이기지 못한 것, 그래서 한두 계단 순위를 더 올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며 "더욱 아쉬운 것은 열악한 상황에서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땀 흘렸고 발전된 팀을 만들었는데, 또 젊은 선수들도 경험하면서 성장했고 팀도 컬러를 찾으며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는데 이를 완성시키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이 감독은 감사한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참 소중하고 값진 경험을 했다는 것. 이 감독은 "2년간 정말 힘들었지만 많은 걸 배우고 간다. 선수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 어떻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은지 등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좋은 경험을 했다"며 "지난 2년간 맡았던 대구FC보다 더 힘든 상황은 앞으로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더 소중한 자산이다"고 했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선수들에게 '땀'의 결실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누구나 열심히 하면 개인 기량을 끌어올려 국가'올림픽 대표도 될 수 있고, 팀 성적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느끼게 해 준 것이다.

대구와 대구FC, 서포터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은 "대구는 제2의 고향이다. 멀리 있더라도 대구FC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대구도 잊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팀이 힘들고 어려울 때 질책보다는 격려하고 힘을 준 서포터스가 너무 고맙다. 대구를 떠나기 전 서포터스를 만나 그동안의 응원과 격려, 사랑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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