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청 7급 공무원인 장인걸(47)씨는 공무원 생활 15년 만에 올해 가장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지역에 불어닥친 구제역 여파로 연말과 연초를 현장에서 보내고 잠시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침체된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해 농가 일손돕기로 연일 강행군이다.
해마다 사람이 줄고 고령화와 일손부족 등에 따라 농사를 짓지 않는 땅이 늘자 A씨 등 농촌지역 공무원들이 이젠 1년 내내 논'밭으로 일손돕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봄철 고추 정식작업과 부직포 깔기, 김 매기, 과수 적과하기에 이어 가을철을 맞아 일손이 많이 필요한 고추따기, 사과따기, 양파캐기 등에 참여하면서 웬만한 농사꾼 못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
안동시청 공무원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각 실'과'소별로 농촌 일손돕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들녘에서 소중한 땀을 흘리면서도 간식과 점심 등을 준비해 농민들의 부담을 없애고, 일손돕기를 통해 행정 소통까지 하고 있다.
영양군청 공무원들도 지난 8월 말부터 고추따기 작업에 나섰다. 올 해 고추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이들은 한 개라도 더 수확해 농가 소득증대에 한몫하기 위해 일손을 거들었다.
농촌지역 공무원들이 농가 일손돕기에 적극 나서자 지역 기관'단체들도 농촌일손돕기에 동참하고 있다.
경북도립 안동도서관(관장 이수옥) 직원 20여명은 최근 녹전면 신평리 과수농과를 찾아 일손돕기를 했다. 이들은 사과따기, 과수원 반사필름 제거작업, 농가 주변정리 등에 직접 나섰다.
안동지역 기관단체장들의 모임인 '동맥회' 90여명은 지난달 31일 와룡면 감애리 한 과수원에서 사과따기에 나섰으며, 안동시청 간부공무원 부인들의 모임인 '매화회' 회원들도 2일 와룡 가구리 과수원에서 사과를 따며 비지땀을 흘렸다.
안동시 농정과 관계자는 "요즘 농촌지역 공무원들은 농사꾼 못지 않을 만큼 일손돕기에 나서고 있다"며 "공직사회의 일손돕기 분위기가 지역 전체로 확산돼 기관'단체들의 일손돕기 동참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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