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수성구 대구지방경찰청 맞은편에 크루즈선 한 척이 둥실 떠있다. 맛과 가격에서 명성이 높은 샤브샤브 전문 오션샤브 식당이다. 그 옆 별관에 궁중 한정식 '수라'가 있다. 오션샤브와 수라가 함께하면서 크루즈선의 광장이 대구를 대표하는 새로운 음식문화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종합부동산서비스 회사인 ㈜고신 조현복(56) 대표이사는 "'수라'는 단순히 음식문화의 장을 넘어 전통예술문화의 향기까지 담아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종종 '수라'를 찾는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자체가 행복이기 때문이다.
샤브샤브 전문음식점 '오션샤브'의 전성욱(52) 대표는 '수라'를 문화와 접목해 '예술이 있는 음식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지난달 한 달 동안 지역조각가 방준호 씨의 야외 조각전과 함께 현대미술작가 초대전을 가졌다. '수라'란 이름도 장인정신으로 고급 한식을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서울에서 대형 음식점을 경영했던 전 대표는 "서울에서 유행하는 정통 궁중 한정식을 대구에서도 재현해 보고 싶다"며 "가격은 최대한 낮추고, 음식의 질은 높여 우리 고유의 맛과 멋을 손님들께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수라'에 들어서는 순간, 향긋한 소나무 향이 코끝에 스치며 기분을 좋게한다. 벽에는 신윤복의 '미인도'와 웅장한 기품의 '일월도'가 반긴다. 미술대 출신인 전 대표는 "미인도와 일월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림" 이라고 소개한다. 방안에는 등받이 의자가 있어 편안하다. 식사는 고소한 검정깨죽으로 입맛을 돋우며 시작한다. 양상추 샐러드와 초회, 무침회, 냉채, 회, 장어구이가 순서대로 들어온다. ㈜고신의 조 대표는 "정통 한식은 코스를 즐기는 묘미가 있다"며 "모두 즐겁게 식사하자" 고 권한다. 가장 눈길을 끈 음식은 '홍어 삼합'이다. ㈜고신의 조욱연(49) 이사는 "홍어가 적당하게 익혀진데다 따끈한 삼겹살과 함께 부드럽고 기품이 느껴진다"며 한 입 권한다.
박진영(41) 경영기획실장은 "분위기도 좋지만, 모든 음식의 식감이 좋다"며 "음식이 차례대로 나올 때마다 이번엔 무슨 음식이 나올까? 기대하게 된다"고 말한다. "모든 음식이 입맛에 맞다"며 "생선회가 신선해서 쫄깃함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요리를 즐기다 보면 벌써 포만감이 온다. 하지만 곧 식사가 나온다.
오화열(35) 품질관리팀장은 "요리를 충분히 즐겼지만, 꽃게된장 맛에 빠져 밥 한 그릇을 뚝딱 했다"고 말한다. 감포 바닷가 출신인 김상진(41) 주임은 역시 광어와 우럭, 활 전복 맛에 빠졌다. 김성희(28)'박미애(25) 사원은 "모든 음식이 다 입맛에 맞는 것 같다" "음식 맛도 좋지만, 정성이 밴 음식을 보는 순간 눈부터 즐거워진다"고 말한다.
무슨 음식이 가장 맘에 드느냐는 질문에 이상인(32) 소장은 "깨죽과 장어, 꽃게된장, 산양산삼까지 맛볼 수 있어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한다"고 말한다. 김수경(31) 사원은 "평소 양식을 즐기는 편이지만, 수라의 음식은 심심하게 간이 잘 돼 한식으로선 최고라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힌다.
조 대표는 "음식 맛은 기본이고, 넓은 주차장에다 호텔식 인테리어로 꾸며져 비즈니스 모임장소로 좋다"고 평가한다. 전 대표는 "채소는 팔공산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것"이라며 "손님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유기농 한정식으로 건강한 밥상이 되도록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앞으로 오션샤브와 수라를 잘 운영하여, 사회적 기업으로 승화하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수라'는 점심 특선(1만2천원)도 있어 큰 부담 없이 정통 한정식 맛을 접할 수 있다. 저녁상은 정이품상(1인 2만원), 정일품상(1인 3만5천원), 수라상(1인 5만원), 대장금상(1인 10만원)이 있다. 대장금상은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 예약은 053)763-9559.
##추천 메뉴-활어전복 모둠회
정통 궁중 한식 전문식당의 활어회는 횟집에서 먹는 활어회 맛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분위기도 다르고, 한식과 함께하는 활어회라 '색다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수라'의 활어전복 모둠회는 맛보기 전 눈길부터 확 끈다. 쫄깃한 광어와 우럭 등의 뱃살과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전복의 식감이 신선하다. 그래서 늘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다.
전 대표는 "매일 남해안에서 직송하기 때문에 그날의 사정에 따라 낙지와 개불 등 다양한 해산물을 준비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궁중 한식과 전복 활어회! 환상의 조합이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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